당내경선 실시 전이라도 선거법 지켜야
공천 심사 앞두고 선거구민에 ARS 전화…대법 "선거법 위반"
당내경선이 실시되기 전 공천 심사를 앞두고 선거구민에게 전화하는 것도 당내경선운동의 허용 범위를 벗어나면 처벌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완준 전 화순군수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전씨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화순군수 예비 후보로 등록한 뒤 2022년 4월 9일∼12일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한 홍보 메시지를 선거구민에게 8만6천회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당의 당내경선에서도 법이 허용하는 것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면 처벌받는다.

재판에 넘겨진 전씨는 ARS 메시지를 발송할 당시 당내경선이 아닌 컷오프(공천 배제) 심사 중이었으므로 선거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씨는 4월 19일 심사에서 탈락해 경선 후보자가 되지 못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법원은 그러나 1·2심 모두 전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컷오프 심사는 경선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경선 절차의 일환이고 피고인의 최종적 목적 또한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어 컷오프 심사를 통과하고 당의 경선후보자가 되려는 데 있었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직접적으로는 컷오프 심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당내경선에 대비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전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