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돈줄 타고…비트코인 '1억 테스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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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하는 비트코인…얼마까지 갈까
비트코인, 2년여 만에 6700만원 돌파
1월 美서 현물 ETF 상장…기관 매수 본격화
美 지역은행 파산때 반등…안전자산 면모도
EU, 지난해 암호자산시장법 세계 최초 승인
튤립과 비교되며 부침…이젠 제도권으로
Fed 피벗과 공급량 반감기 '겹호재' 기대
"비트코인 올해 1억원 넘어설 것" 전망 나와
일부선 "핵심 투자자산 될 수 없다" 분석도
비트코인, 2년여 만에 6700만원 돌파
1월 美서 현물 ETF 상장…기관 매수 본격화
美 지역은행 파산때 반등…안전자산 면모도
EU, 지난해 암호자산시장법 세계 최초 승인
튤립과 비교되며 부침…이젠 제도권으로
Fed 피벗과 공급량 반감기 '겹호재' 기대
"비트코인 올해 1억원 넘어설 것" 전망 나와
일부선 "핵심 투자자산 될 수 없다" 분석도
13일 비트코인이 2년여 만에 6700만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5만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11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한 효과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5년 만에 사실상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글로벌 대표 자산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지 주목된다.
이런 등장 배경 때문에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이면서도 안전자산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나스닥은 1% 넘게 내렸지만, 비트코인은 급락 후 빠르게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강세를 보였다. 당시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피난처’로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연구를 시작한 것도 탈중앙·탈국경을 특징으로 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대체재로서 잠재력이 작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기도 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투기 열풍이 분 튤립과 비교되며 부침을 거듭한 비트코인이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자금이 흘러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1월에는 800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미 Fed의 금리 인상, 세계 3대 거래소 FTX의 파산 등으로 비트코인은 2000만원대로 추락하면서 한동안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투자 위축기)가 이어졌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은 계속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 투명성을 개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자산시장법 시행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올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 법은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단독 규제 입법안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됐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비트코인이 2.72% 오른 6700만2000원에 거래되면서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현물 ETF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Fed의 피벗(정책 전환)과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4월 예상)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올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이날 5.31% 오른 357만원을 기록하는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암호화폐) 강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과거 튤립처럼 일시적 유행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이제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나친 가격 변동성과 거래소 신뢰 문제 등은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투자 자산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기성 자산일 뿐 핵심 투자 자산이 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금융위기 때 등장한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했다.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휘청거리던 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이어진 최악의 위기는 중앙집권적인 금융 시스템과 글로벌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에 불을 지폈다. 정부와 중앙은행, 금융회사의 통제를 받지 않는 전자화폐를 표방한 비트코인이 주목받은 이유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첫 생성 블록(장부)에 ‘2009년 1월 3일 더타임스, 은행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위기에 처한 영국 재무장관’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조롱을 담은 것이다.이런 등장 배경 때문에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이면서도 안전자산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나스닥은 1% 넘게 내렸지만, 비트코인은 급락 후 빠르게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강세를 보였다. 당시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피난처’로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연구를 시작한 것도 탈중앙·탈국경을 특징으로 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대체재로서 잠재력이 작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기도 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투기 열풍이 분 튤립과 비교되며 부침을 거듭한 비트코인이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자금이 흘러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1월에는 800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미 Fed의 금리 인상, 세계 3대 거래소 FTX의 파산 등으로 비트코인은 2000만원대로 추락하면서 한동안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투자 위축기)가 이어졌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은 계속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 투명성을 개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자산시장법 시행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올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 법은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단독 규제 입법안이다.
“과거 튤립처럼 일시적 유행 아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것은 비트코인 역사의 또 다른 이정표다. 지난달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 11개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미국 증시에 일제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했다. 직접 투자가 아니라 현물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할 길이 열린 것이다.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됐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비트코인이 2.72% 오른 6700만2000원에 거래되면서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현물 ETF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Fed의 피벗(정책 전환)과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4월 예상)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올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이날 5.31% 오른 357만원을 기록하는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암호화폐) 강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과거 튤립처럼 일시적 유행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이제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나친 가격 변동성과 거래소 신뢰 문제 등은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투자 자산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기성 자산일 뿐 핵심 투자 자산이 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