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략 바꾼 제네시스…하이브리드 만든다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내년부터 선보일 제네시스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내놓기로 한 기존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순수 전기차 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연 20만 대가 넘는 제네시스 판매량을 감안할 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투트랙으로 운영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에 적용할 하이브리드 엔진 및 관련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점을 고려해 카니발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내연기관 엔진(1.6L)보다 큰 2.5L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G80와 GV70 등 인기 모델에 우선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획대로 되면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나온다. 순수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개발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나선 것은 ‘전기차 성장세 둔화’가 길어질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곧바로 전기차로 가는 대신 하이브리드라는 중간 단계를 넣어 ‘전기차 성장통’을 넘겠다는 것이다.

거침없던 전기차 인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제네시스만 놓고 봐도 지난해 전체 판매량(22만5189대)은 1년 전(21만5128대)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기차 모델(1만8846대→1만8759대)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 틈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힘을 준 도요타가 이번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40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현대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로서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