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대중교통 무제한 정액권 ‘기후동행카드’에 서울시의 각종 문화행사 및 주요 시설에 입장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범사업 기간인 기후동행카드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이 카드 한 장에 서울시의 다양한 시설과 행사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역사박물관,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등 다양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하는 여러 행사에 할인이나 무료 혜택을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시는 운영 중인 각종 프로그램의 포인트, 청년문화패스 등을 기후동행카드로 통합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도시교통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서울시에서 관할하는 시설과 행사는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하게 하거나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상대방과 협의만 하면 다른 문화공연 할인 등으로도 얼마든지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시범사업이 끝난 뒤 오는 7월 예정된 본사업 단계부터 이 같은 다양한 할인 혜택을 추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연계를 위해서는 단점으로 지적된 카드 충전 및 포인트 사용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휴대폰에서만 앱으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고 실물 카드 구입과 충전도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시는 이르면 4월 신한카드와 협약을 맺고 ‘후불제 기후동행카드’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차츰 연동 카드를 늘려 소비자 불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후동행카드를 아이폰으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게 과제다. 아이폰 앱스토어에 관련 앱을 입점시킨다고 하더라도 대중교통에서 시민들이 이 카드를 ‘찍게’ 하려면 애플페이가 연동돼야 하는데 현재 애플페이와 연동 가능한 것은 현대카드뿐이다.

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잔액 반환’ 기능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교통실 관계자는 “6만2000원어치 대중교통을 다 이용하지 않아도 ‘손해’라는 느낌이 없도록 잔액이 남으면 돌려주는 시스템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며 “다양한 기능이 잘 맞물리도록 시스템을 연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