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은 2023년 경상수지가 20조6295억엔(약 185조원) 흑자를 나타냈다고 8일 발표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보다 92.5% 늘었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6조6290억엔으로 전년보다 57.9% 줄었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입이 6.6% 줄어든 반면 반도체 공급난 완화, 엔화 가치 하락에 힘입어 자동차 등 수출이 1.5% 증가한 영향이라고 재무성은 분석했다. 지난해 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당 86달러74센트(약 11만5500원)로 1년 새 15.3%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40.48엔으로 6.8% 하락했다.

무역수지와 함께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인 1차 소득수지(본원수지)는 34조5573억엔 흑자를 나타냈다. 본원수지는 해외 자산으로부터 벌어들인 배당과 이자 수익을 말한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면서 주요국의 교역 구도가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관세청의 주요 20개국(G20) 무역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지난 5년간 최대 2.5%포인트 줄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전체 교역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2.5%포인트, 한국과 일본은 1.5~1.7%포인트 감소했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0.5%포인트, 0.1%포인트 줄었다. 중국의 전체 무역에서 한·미·일,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약 2조달러)에 달한다.

주요 경제대국의 ‘탈(脫)중국’이 본격화하면서 교역 상대국 판도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최대 수입국은 17년 만에 중국에서 멕시코로 바뀌었다. 한국과 일본, 영국에서도 중국은 최대 수입국의 지위를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내줬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