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한경DB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한경DB
애플이 조용히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의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 예정 시기를 2028년으로 늦췄음에도 최근 자율주행차 테스트 거리를 공격적으로 늘린 것이다.

지난해 애플 자율주행 거리 72만km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차량국(DMV)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도로에서 애플의 자율주행차 테스트 거리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거리 기록을 분석한 내용으로, 이 기간 애플의 주행 거리는 총 45만마일(약 72만4000㎞)을 넘겼다. WP는 "급격히 주행거리를 늘렸다는 사실은 애플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야망을 조용히 키워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을 시험한 기업들 중 가장 많이 주행거리를 늘렸다. 1년 새 주행거리를 262% 늘린 것이다. GM 소유 크루즈는 207%, 자율주행차 분야의 선두주자인 알파벳 소유 웨이모는 68% 늘어나는데 그쳤다.
"쉿! 야망 조용히 키웠다"…애플카, 주행거리 확 늘린 이유

크루즈·웨이모에는 아직 한참 밀려


하지만 절대적인 주행거리에서는 애플이 한참 밀린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DMV에 자율주행 시험 허가를 받은 38개 기업 중 가장 긴 거리를 주행한 기업은 웨이모로, 총 480만마일(약 772만5000km)를 기록했다. 그 뒤로 크루즈가 260만마일(약 418만4000km), 아마존 소유의 죽스는 70만마일(112만6000km)를 테스트 주행했다.

기술 수준도 아직은 다른 기업에 비해 떨어진다. WP는 "애플은 수년동안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음에도 여전히 사람 운전자를 태운 상태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웨이모와 크루즈는 지난해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무인택시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허가받아 사업을 크게 확장한 단계다.
웨이모가 무인으로 운영하는 '로보택시'. 웨이모 홈페이지
웨이모가 무인으로 운영하는 '로보택시'. 웨이모 홈페이지

애플, 선두업체 주춤한 새 공격적 기술 개발


다만 최근 자율주행차 선두기업들은 사고로 인한 고초를 겪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교통사고로 도로에 쓰러진 한 여성이 크루즈의 무인택시 아래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크루즈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무인택시 운영을 전면 중단했으며, 미국 전역에서 차량 950대를 리콜했다.

WP는 "이런 사건 사고에도 애플은 자율주행 테스트를 늘리고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잠재력을 믿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웨이모와 크루즈 등 경쟁 선두업체들이 주춤한 사이를 파고 들어 오히려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애플카 출시 시점을 2028년으로 늦췄다고 보도했다. 또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수준으로 차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