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외교부 등에 호소문…"글로벌 경쟁력 강화위해 필요"
"매각 추진 성남 세종연구소 부지 중소·중견기업 연구단지로"
경기 성남에 있는 국가정책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의 부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들이 이 부지에 '중소·중견기업 R&D센터'를 조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경제단체인 중소 중견기업 800여개가 모여 결성한 '글로벌 최고경영자 클럽'(회장 서동만)은 이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외교부와 성남시 등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 중견기업은 기술력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과 첨단기업이 밀집한 수도권 판교밸리 인근 세종연구소 부지에 중소·중견기업 연구단지가 들어설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이번 세종연구소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에 참가한다는 이야기가 들려 불안하다"며 "세종연구소가 재정 압박을 피하기 위해 최고가 입찰, 잔금 지급 능력 업체를 조건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려는 계획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공익적 목적이 매각조건의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세종연구소가 최고가 입찰을 고수하면 투기성 고급빌라가 들어올 수 있어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중소·중견기업 연구단지가 들어설 수 있게 용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851에 있는 세종연구소 부지(자연녹지)는 15개 필지 5만7천여㎡로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전체 부지는 6만여㎡이지만 국유지를 제외한 면적이 매각 대상이다.

지난달 26일 부지 매각 입찰에 참여할 업체 대상으로 제안서 접수가 마감됐는데 중소·중견기업들로 구성된 '글로벌 최고경영자 클럽'을 포함해 모두 6개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은 이달 14일, 낙찰자 발표는 15일, 낙찰 업체와 계약은 29일로 예정돼 있다.

세종연구소는 외교부에 등록된 국가정책연구재단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미얀마 아웅산 테러로 숨진 외교사절 유족에 대한 지원과 장학사업을 목표로 1983년 만든 일해재단의 후신이다.

현재 안보·통일·외교정책 분야의 국가전략과 정책대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