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대철 기자 ram@hankyung.com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대철 기자 ram@hankyung.com
"비겁하지 않기 위해 국민의힘을 나왔다. '운동권 심판' 대 '검사 권력 심판' 같은 명분 정치 말고, 민생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승부하겠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지난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엘리트 거대 정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짜 미래를 위한 개혁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리던 그는 최근 탈당해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이달 초부터는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개혁신당의 새로운 얼굴이 될 인재를 발굴하고 나섰다. 22대 총선에도 후보로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 제 3지대에서 다시 뛰고 있는 허 의원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여당인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유는

"욱해서 나온 것 아니다. 평소 "비겁하지 않겠다"는 걸 신념으로 살아 왔다. 할 말은 하고, 기득권에 줄서거나 권력을 탐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2년이 참 힘들었는데, 지방 선거와 대선을 치르면서 '내 선거'처럼 뛰었다. 그러나 비주류였던 탓에, 돌아오는 것은 탄압이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이러려고 뱃지(의원직) 단 것 아니지 않냐, 각자 영역에서 자존심 시키며 성과 내 오지 않았나. 용산에도 할 말을 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당은 바뀌지 않았고, 진정한 보수 정당이 가야 할 길을 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준석 대표가 물러나게 된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물음도 생겼다. 비겁하기 싫어 나온 것이다."

▶개혁신당에 합류 후 역할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 딸이 반대를 한 적이 있다. '청년들이 찍고 싶어 하는 보수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젊고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는 게 내 역할이다. 공약 역시 당장의 표 보다는 자녀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을 고민하면서 만들고 있다.

신당이어서 힘든 점도 많다. 비유하자면 대기업에서 월급 잘 받고 다니다가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든 느낌이다. 그러나 창업의 경험이 있고, 뛰어난 창당 멤버들과 함께여서 즐겁게 임하고 있다. 천하람 최고 위원은 리더십이 뛰어나고, 이기인 수석 대변인은 공감 능력과 배려심이 뛰어나다. 김용남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보석 같은 존재다."

▶제3지대 정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는 우리의 삶이다. 거대 양당이 '운동권 심판' 대 '검사 독재 심판 프레임'으로 싸우는데
밥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과 관계가 있나. 엘리트 기득권 대 기득권의 싸움을 지켜볼 필요가 없다. 우리는 '민생'에 집중할 것이다. 노인 무임승차 방지나 여성 복무 공약도 '표'만 생각한다면 절대 말 못할 부분이다. 이런 부분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갈라치기 공약'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제목만 보면 오해할 수 있지만, 막상 정책을 뜯어 놓고 보면 '갈라치기'가 없다. 노인 무임 승차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게 아니고, 모든 여성이 모두 군대를 가야한다는 것도 아니다. 현재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단계적인 대안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혐오 프레임을 씌워서 정치하려는 세력이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인 무임승차 해결도 못하면서 연금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이며, 여성 희망 복무제 이야기도 못하면서 병력 감소 확충 방안을 어떻게 논의할 것인가. 자녀 세대를 위한다면 구조적 변화를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대철 기자 ram@hankyung.com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대철 기자 ram@hankyung.com
▶이번 선거에서 출마 방식은 결정했나

"당의 전체적인 전략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도부는 마지막에 결정할 생각이다. 제3지대에서 추가 합당이 일어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비례대표제 문제로 거대 양당이 시끄러웠는데, 소수 정당으로서의 목표는

"거대 양당이 소수 정당을 위한 비례대표제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이 난무하더라도 전략이 바뀔 게 없다. 개인적인 목표는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확보)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정말 많은 '돌풍'이 필요하다."

▶제 3지대 '빅텐트' 가능성은 남아 있나

"하루 사이에도 분위기가 바뀐다. 중요한 것은 제 3지대가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투트랙'으로 통합시와 불발시를 고려해 움직이고 있다. 노선이 달랐는데, 정치적 방향을 합쳐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 3지대에서도 통합을 하자고만 하고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정책으로 승부를 봤으면 한다."

▶만약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어떤 법안들을 내놓고 싶나

"과일가게를 하는 집안의 흙수저로 태어나 여기까지 어렵게 왔다. 예측가능한 '공정의 사다리'가 놓여지려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자유'라는 가치가 더 확립돼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도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법, 데이터 기본법, 메타버스 관련 법, 동물병원 진료 비용 공개 법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자유'라는 가치를 기본에 두고 민생에 도움이 되는 법안을 꾸준히 만들고 싶다."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소신과 의리를 지키자는 생각으로 살았다. '과일 가게 옆 단칸방의 온기를 기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노점상 집안 출신으로 승무원 생활을 하며 봉사하는 삶을 배웠고, 네트워크 없이도 발품을 팔며 창업에 성공하고 여기까지 왔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는 청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예측 가능한 공정한 사다리를 만들고, '대안 정치'를 하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 새로운 시작은 늘 불안하다. 그러나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에 지친 국민의 바람에 부응하고 싶다.

정소람/사진=임대철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