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간파하라."

마치 전쟁 전략서나 나올 법한 문장들 같지만, 최근 출간된 <간신: 간신학>의 목차다. 이 책은 역사 속 간신 100여 명의 수법을 정리한 책이다.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의 '간신 3부작' 중 3부이다. 김 이사장은 앞서 <간신: 간신론>과 <간신: 간신전>을 출간했다.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 나라 망친 간신들 [서평]
오늘날 왜 충신도 아니고 간신, 실패한 현대 기업의 경영 전략이 아니라 과거 간신들의 행적을 살펴봐야 할까.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 현상에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고 당부한다.

책의 1부는 간신의 수법을 열거하고 2부는 실제 간신들의 행적을 정리했다.

책은 부모 형제를 버린 간신 '개방', 떼거지로 간행을 일삼은 환관집단 간신 '십상시', 대신들을 위협한 지역 차별주의자 간신 '초방', 황제의 양아들이 된 희대의 간신 '전영' 등 역사 기록 속 간신들을 줄줄이 소환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간신 수법의 순서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순서에 별다른 원칙은 없다"며 "간신의 수법 부분은 분량이 많기 때문에 읽는 데 인내가 필요하고, 이는 달리 말해 간신의 수법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순서대로 다 읽지 않고 관심이 가는 항목을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가장 첫 번째로 소개한 간신의 기술은 의미심장하다.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