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시장 쑥쑥 커지는데…규제 탓에 희귀질환 임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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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등 희귀질환 치료에 활용
메디포스트 등 보관 40만건 달해
치료비 못 받게하는 규제 여전
첨단의약품 활용 길도 막혀
메디포스트 등 보관 40만건 달해
치료비 못 받게하는 규제 여전
첨단의약품 활용 길도 막혀
내 아이 또는 가족에게 혹시 발병할지 모를 난치병 치료를 위해 보관한 가족 제대혈 계약 건수가 40만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규제에 막혀 최근 5년간 치료 활용 건수는 한 건에 그쳤다. 지난 1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첨단재생의료 치료에 제대혈을 활용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제대혈 활용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가족제대혈은행 1·2위 업체인 메디포스트와 차바이오텍에 보관된 가족제대혈 활용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이식 사례는 157건에 그쳤다. 매년 평균 20.3건(2010~2016년)이던 사용 건수는 2017년 1건, 2018년 3건으로 급감했다. 2019년부터는 활용이 뚝 끊겼다. 2022년 혈액암 환자에 대한 이식 사례 한 건이 유일했다.
나머지 141건의 제대혈 이식은 환자가 아닌 병원·제대혈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임상시험 형태로 이뤄졌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제대혈 임상이 자취를 감췄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다 모집하는 환자 수와 모집 기간이 정해져 있다”며 “언제 나올지 모르는 희귀 발달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하는 게 어려워 기업들이 포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시행까지 1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전문가위원회 등을 통해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한다”면서도 “제대혈에만 일부 조건의 예외를 허용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제대혈 활용 치료 급감
국내 1~3위 가족제대혈 업체인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지씨셀의 관련 매출은 2022년 439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을 넘어섰다. 희소 질환 치료에 가족제대혈이 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제대혈 보관 의뢰가 늘고 있어서다.하지만 제대혈 활용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가족제대혈은행 1·2위 업체인 메디포스트와 차바이오텍에 보관된 가족제대혈 활용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이식 사례는 157건에 그쳤다. 매년 평균 20.3건(2010~2016년)이던 사용 건수는 2017년 1건, 2018년 3건으로 급감했다. 2019년부터는 활용이 뚝 끊겼다. 2022년 혈액암 환자에 대한 이식 사례 한 건이 유일했다.
치료비 못 받게 하는 규제에 발목
제대혈 치료가 급감한 것은 병원이 치료비를 받기 어렵게 한 제도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환자의 제대혈을 활용해 수가를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조혈모이식뿐이다. 주로 혈액암이나 희소병인 재생불량빈혈 치료에 쓰인다. 지금까지 이뤄진 제대혈 이식 사례 157건 중 조혈모세포 이식 사례는 혈액암 7건, 재생불량빈혈 9건 등 16건에 그쳤다.나머지 141건의 제대혈 이식은 환자가 아닌 병원·제대혈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임상시험 형태로 이뤄졌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제대혈 임상이 자취를 감췄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다 모집하는 환자 수와 모집 기간이 정해져 있다”며 “언제 나올지 모르는 희귀 발달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하는 게 어려워 기업들이 포기했다”고 말했다.
반쪽 된 첨생법 개정
첨생법에 막혀 제대혈을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같은 첨단 의약품을 만드는 데 쓸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첨생법에 따르면 한 번 냉동한 세포는 세포치료제의 원료로 쓸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포치료제의 원료가 되는 세포는 채취한 지 7일 이내인 세포여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이번 법 개정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시행까지 1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전문가위원회 등을 통해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한다”면서도 “제대혈에만 일부 조건의 예외를 허용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