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팔 때다…SK그룹 대대적 사업재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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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투자자산 재점검 추진
동남아 기업 지분 조정도 거론
최창원식 사업 재편 속도낼 듯
동남아 기업 지분 조정도 거론
최창원식 사업 재편 속도낼 듯
주요 투자은행(IB)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연초부터 서울 서린동 SK본사를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SK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주력 투자자산을 팔거나 재편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저금리가 이어진 2022년까지 ‘딥체인지’를 내걸고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들어간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현지 법인 투자담당 임원을 교체했다. 과거 SK그룹 차원에서 투자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새로 파견한 것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SK동남아투자법인을 통해 보유 중인 투자자산 재조정을 추진해 왔다. 2018년 동남아투자법인이 설립된 후 총 3조원을 투입한 7개사가 매물로 거론됐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SK 지분율 6.1%)과 베트남 재계 2위 마산그룹(9.5%)을 비롯해 베트남 1위 약국 체인 파마시티(14.5%), 베트남 식음료업체 크라운엑스(4.9%) 등이 대상이다. 일부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말 논의 막바지까지 갔다가 협상 과정에서 결렬되기도 했다.
동남아 자산 외에도 SK그룹의 주요 자산 ‘매각설’이 연초부터 시장을 달궜다. 몸값이 5조원 정도로 평가되는 SK㈜의 자회사 SK스페셜티와 SKC의 자회사인 동박제조사 SK넥실리스가 대표적이다. SK스페셜티는 한때 유동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잠정 중단했다. SK넥실리스는 매각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 그룹 의사와 관계없이 IB들이 매각을 제안한 단계다. 다만 SK그룹이 유동성 확보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유력 인수 후보가 있다면 거래가 진척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SK그룹이 작년 말 인사에서 오너 일가인 최창원 SK디스커머리 대표를 SK수펙스추구협회 의장으로 임명한 것도 SK그룹의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최 의장이 그동안 무분별하게 집행한 M&A에 과감하게 메스를 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발(發) 매물을 기다리는 PEF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여러 M&A로 몸집을 불린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등이 사업 재조정 1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IB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가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동남아 폐기물 처리 업체 테스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은 수펙스를 중심으로 진행한 해외 투자 건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SK㈜와 SK E&S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플러그파워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다. SK E&S가 2021년 7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 신재생에너지업체 키캡처에너지와 같은 해 4700억원을 투자한 미국 에너지솔루션 업체 레브리뉴어블스도 사업 확장을 두고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확장 과정에서 SK㈜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재무구조가 악화일로인 것도 그룹이 긴축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2022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그룹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119조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 SK온 등 조 단위 투자가 산적한 계열사들도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SK그룹 계열사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주요 임직원의 성과평가(KPI)에 자산 매각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과가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현지 법인 투자담당 임원을 교체했다. 과거 SK그룹 차원에서 투자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새로 파견한 것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SK동남아투자법인을 통해 보유 중인 투자자산 재조정을 추진해 왔다. 2018년 동남아투자법인이 설립된 후 총 3조원을 투입한 7개사가 매물로 거론됐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SK 지분율 6.1%)과 베트남 재계 2위 마산그룹(9.5%)을 비롯해 베트남 1위 약국 체인 파마시티(14.5%), 베트남 식음료업체 크라운엑스(4.9%) 등이 대상이다. 일부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말 논의 막바지까지 갔다가 협상 과정에서 결렬되기도 했다.
동남아 자산 외에도 SK그룹의 주요 자산 ‘매각설’이 연초부터 시장을 달궜다. 몸값이 5조원 정도로 평가되는 SK㈜의 자회사 SK스페셜티와 SKC의 자회사인 동박제조사 SK넥실리스가 대표적이다. SK스페셜티는 한때 유동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잠정 중단했다. SK넥실리스는 매각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 그룹 의사와 관계없이 IB들이 매각을 제안한 단계다. 다만 SK그룹이 유동성 확보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유력 인수 후보가 있다면 거래가 진척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SK그룹이 작년 말 인사에서 오너 일가인 최창원 SK디스커머리 대표를 SK수펙스추구협회 의장으로 임명한 것도 SK그룹의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최 의장이 그동안 무분별하게 집행한 M&A에 과감하게 메스를 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발(發) 매물을 기다리는 PEF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여러 M&A로 몸집을 불린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등이 사업 재조정 1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IB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가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동남아 폐기물 처리 업체 테스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은 수펙스를 중심으로 진행한 해외 투자 건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SK㈜와 SK E&S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플러그파워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다. SK E&S가 2021년 7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 신재생에너지업체 키캡처에너지와 같은 해 4700억원을 투자한 미국 에너지솔루션 업체 레브리뉴어블스도 사업 확장을 두고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확장 과정에서 SK㈜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재무구조가 악화일로인 것도 그룹이 긴축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2022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그룹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119조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 SK온 등 조 단위 투자가 산적한 계열사들도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SK그룹 계열사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주요 임직원의 성과평가(KPI)에 자산 매각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과가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