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 한국AC 협회장 "유니콘 키울 액셀러레이터 생태계 조성 시급"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탄탄한 이유는 테크스타즈, Y콤비네이터 같은 대형 액셀러레이터(AC)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AC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전화성 신임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틀이 잡힌 회사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도 중요하지만, 투자와 함께 보육을 진행하는 AC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것이다.

AC는 ‘떡잎’이 좋은 창업팀을 선정해 보육과 투자를 한다. 보통 VC 투자를 받기 전 극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AC인 Y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트위치, 드롭박스 등 글로벌 유니콘기업을 발굴해 스타트업의 ‘성공 보증수표’로 불린다. 오픈AI를 이끄는 샘 올트먼도 Y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전 대표는 쿠캣, 더스윙, 아워박스 등 38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씨엔티테크를 이끌고 있다. 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근 한국AC협회 4대 회장으로 내정됐으며 오는 19일 공식 취임한다.

현재 국내에 AC로 등록된 곳은 450여 곳이지만 유의미한 투자를 하는 곳은 80~90곳 정도다. 그는 이 AC들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협회의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수도권에 보육 장소가 포함된 990㎡ 규모의 공간도 만들 예정이다.

많은 창업팀이 생기고 있는데 AC생태계가 영글지 못해 이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 대표는 “민간 모태펀드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며 “투자 혹한기가 오더라도 공공 모태펀드와 민간 모태펀드가 어우러져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의 글로벌 확장도 목표다. 한국 AC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물론 스타트업들이 해외 AC 투자를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그는 “해외에 있는 회사가 한국에 들어와 투자받고 덩치를 키운 후 코스닥 상장까지 가는 패키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AC업계 1호 상장사를 목표로 스팩 합병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주요 AC의 상장 도전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AC는 상장이 안 된다’는 시장 인식이 고착화하기 전에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