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해외투자신탁 상품구입액 전년 대비 30배↑"…엔/달러 환율 올해 5∼7엔↑
"日 신규 소액투자, 해외주식에 몰려…엔화약세 요인 가능성"
일본에서 지난달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가 시작된 이후 투자 자금이 해외 주식 관련 상품으로 대거 흘러가면서 올해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금융시장에서 제기됐다고 도쿄신문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SBI증권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NISA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 중심의 투자신탁 상품을 구입한 액수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0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특히 미쓰비시UFJ애셋매니지먼트의 '전세계 주식'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월 초에 140엔을 조금 넘었으나, 이후 5∼7엔가량 올라 지금은 146∼148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종전에는 엔화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꼽혔으나, 최근에는 양국 간 금리 차가 확대되지 않아 새로운 NISA 제도를 통한 해외 투자 확대가 엔저(엔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약한 엔'보다 '강한 외화'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가계의 엔화 매도는 정부가 추진하는 '저축에서 투자'가 아니라 '저축에서 (해외 자산으로의) 도피'에 가까운 성질을 띤다"고 지적했다.

NISA는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로, 올해 1월부터 연간 투자 상한액이 인상되고 비과세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어났다.

한편, 지난 1월 새로운 NISA 제도를 통해 공모주식 투자신탁에 유입된 자금은 약 1조3천700억엔(약 1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전했다.

이는 전체 공모주식 투자신탁 유입액 1조4천200억엔(약 12조8천억원)의 96%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