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이란 농축 우라늄 생산속도 다소 느려져"

이란이 최근 들어 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다소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란이 여전히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 이후 빨라졌던 생산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대폭 줄였으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이후 다시 생산량을 확대했다.

이와 관련, NYT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량 축소가 이란이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축 우라늄 생산과 관련한 이란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란은 그동안 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를 미국, 이스라엘과의 긴장도에 따라 조절해 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한 직후 이란이 반복적으로 미국과 직접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지난달 30일 이란과 이라크로부터 미군을 공격 목표로 삼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면서 미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NYT는 이란이 언제부터 농축 우라늄 생산을 줄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이 주요 군사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란 내에서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라늄을 90%까지 농축해야 하지만 이란은 현재 60%까지만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핵무기를 만들 뜻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으며 정보기관들도 이란이 핵무기 생산에 들어갔다는 정보는 없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이란은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보유했던 농축 우라늄의 97%를 포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핵 합의 파기 이후 다시 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늘려왔다.

IAEA는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128㎏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 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조절…"美와 긴장완화 의도인 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