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적 특징으로 꼽힌다. 특정 산업·기업만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게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적인 문제라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상장주 평균 PBR은 1.1배에 그쳤다. 자본시장에서 평가받은 국내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회사의 청산가치를 간신히 웃돈다는 의미다. 미국(4.6배)은 물론 일본(1.4배)보다도 낮다. 싱가포르(5.9배)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이를 최소 일본 수준으로는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비율이다. PBR이 오르려면 주가가 오르거나 주주 환원 등을 통해 자산 규모를 줄여야 한다.

국내 증시 PBR은 지난 10여 년 동안 글로벌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2~2021년 국내 상장사 PBR은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에 불과했다. 주요 45개국 중엔 41위다. 한국보다 PBR이 낮은 국가는 그리스, 폴란드, 루마니아, 러시아뿐이었다. 반도체·유통·석유화학·정유 등 국내 주력 업종은 특성상 설비자산을 넉넉하게 보유해야 해 PBR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선한결/김익환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