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설 채비에 들어가면서다. ELS 상품을 판 은행들은 잇달아 대형 로펌과 손잡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 관련 ELS를 판매한 은행들이 대형 로펌과 자문·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법무법인 김앤장과 화우를 통해 업무 자문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의 현장 조사, 자사 고객의 손해배상 요구 대응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만 6조7526억원어치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사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우리은행 자문을 맡았던 이력이 계약 이유로 꼽혔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에 이어 올해 도래하는 만기 규모(2조3360억원)가 두 번째로 큰 신한은행도 화우를 선택했다.하나은행은 법무법인 율촌, 세종과 계약했다. 세종은 농협은행의 자문도 담당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계약한 세종과 광장 두 로펌을 통해 ELS 사태와 관련한 법정 분쟁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판매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은행은 로펌과 별도로 계약하지 않은 상태다.피해를 호소하는 일부 투자자는 이미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일부 ELS 투자자는 소형 로펌을 통해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했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전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로펌과 계약한 투자자는 18명으로, 투자 규모는 32억원에 달한다.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온가족이 모이는 설날이 다가오면서 예·적금 상품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뱃돈을 잘 모아두면 훗날 든든한 목돈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예금 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이색적인 고금리 특판 적금을 속속 내놓고 있다.우리은행은 지난달 4일부터 최고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적금의 기본금리는 연 4%지만 상품 가입 직전 1년 동안 우리은행에서 예·적금을 보유한 이력이 없는 개인이라면 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연 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기는 1년이고 달마다 최대 50만원씩 납입할 수 있다.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슈퍼SOL 포인트 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신한금융그룹의 통합 앱 ‘신한 슈퍼SOL’ 전용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2%다. 신한카드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지고, 마이신한포인트를 매월 1000포인트 이상씩 입금하면 2.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하나저축은행은 지난달 2일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노리고 ‘잘파(Z+알파)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가 연 6%에 달하는 이 적금의 가입 대상은 만 16세 이하의 본인 또는 그 부모로, 월 최대 1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가입자의 나이가 만 12세 이하이거나 그 부모가 가입하면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져 최고 연 7%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가 더 많이 내린 결과로 해석된다.은행연합회가 31일 공시한 지난 12월 5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794%포인트로 11월(0.742%포인트)에 비해 0.052%포인트 커졌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이 값이 클수록 은행 이자 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5대 은행 중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농협은행(1.71%포인트)으로 전달에 비해 0.52%포인트 확대됐다. 농협은행 측은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된 정부정책자금을 주로 취급하는 특성상 수신 금리가 낮아 예대금리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실제 농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금리는 연 4.53%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예금금리가 낮게 책정돼 예대금리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0.75%포인트), 국민은행(0.71%포인트), 하나은행(0.46%포인트), 신한은행(0.34%포인트) 순으로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가 컸다.4대 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만 전달보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0.20% 포인트 확대됐다. 나머지 3개 은행은 11월에 비해 예대금리차가 줄었다.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외국계은행을 포함해 19개 은행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5.06%포인트)이었다.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2.77%포인트)가 두번째로 높았다.전북은행과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이 많은 특성상 대출금리가 타 은행에 비해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