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서 "中, 안보·경제 넘어 시민자유 겨냥"…美법무부, 中해커단체 단속 예고
中외교부 "美, 타국 핵심 인프라 사이버 공격 대상에 넣어…기밀 탈취 중단하라"
FBI국장 "中, 유사시 美인프라 공격 준비"…中 "근거없는 먹칠"(종합2보)
중국 정부와 연결된 해커들이 유사시 미국의 전력, 교통 등 인프라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근거 없이 중국을 비난했고, 타국을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은 오히려 미국이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레이 국장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중국공산당 특위 청문회에서 "중국 해커들은 '공격할 때가 왔다'고 중국(정부)이 결정하면 미국 시민과 공동체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실제 피해를 입힐 준비를 하며 미국 인프라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중국 해커)은 미국의 정치, 군사 관련 목표물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유사시 미국 전국에 걸친 민간 인프라 공격을 통해 민간인에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이런 위험 위에서 손 놓고 있을 수 없음을 알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레이 국장은 중국이 미래의 미중간 군사적 충돌을 대비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적으로 미국의 경제 안보를 공격하고, 혁신 기술을 절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측은 합작사업, 투자 등의 방식으로 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을 엮은 뒤 '내부자'를 통해 혁신 기술과 데이터를 절취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레이 국장은 또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미국 시민의 일상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 국장은 "그들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자유까지 겨냥하고 있다"며 "미국 국경을 넘어 들어와 시민들과 주민들을 침묵하게 하고, 강압하고,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법무부는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해커들에 의한 인터넷 장비 해킹 작전을 법원의 승인을 받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볼트 타이푼'(Volt Typhoon)이라는 이름의 중국 해킹 단체가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교통 시스템, 전력망, 정수 시설 등 중요 인프라를 공략하는 작전의 일환으로 민간의 소규모 사무실과 홈 오피스 라우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것을 파악해 대처했다는 것이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봇넷(악성코드 봇에 감염돼 해커의 조종을 받는 PC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을 이용해 미국의 중요 인프라를 공격하려 시도한 중국 지원 해킹 단체를 법무부가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갈런드 장관은 "미국은 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작전을 포함해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 악의적인 사이버 작전을 계속 차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모든 형식의 사이버 공격에 단호히 반대하면서 법에 따라 타격하고 있다"며 "미국은 유효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멋대로 결론을 내리고 이유 없이 중국을 탓하며 먹칠하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하고 순전히 시비(是非)를 뒤섞은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야말로 사이버 공격의 창시자이자 집대성자로, 미국 사이버사령부는 공공연히 타국의 핵심 기간시설을 미국 사이버 공격의 합법적 목표에 넣었다"며 "우리는 미국이 글로벌 범위에서 사이버 기밀 탈취와 공격을 중단하고, 사이버 안전 문제로 타국을 먹칠하는 일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