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급락 되돌리지만 박스권 탈출 어려워…통화정책 전환 앞두고 매수 추천"
2월 한국 증시 소외 완화되나…코스피 2,400∼2,600 등락 전망
증시 전문가들은 2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2,400∼2,600 정도로 제시하면서 지난달 증시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지만 박스권 수준의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2월 국내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들의 예상 코스피 밴드는 ▲ 키움증권 2,420∼2,620 ▲ KB증권 2,360∼2,540 ▲ 삼성증권 2,400∼2,650 ▲ 대신증권 2,370∼2,590 ▲ 한국투자증권 2,400∼2,600, ▲ 현대차증권 2,400∼2,570 등이다.

등락 범위를 상대적으로 높게 잡은 삼성증권은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소외 현상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한국의 소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중국 경기 부진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특히 후자의 영향이 컸다"며 "(아직은 미흡하나) 중국의 정책 대응이 시작됨에 따라 국내 증시도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박스권 상단을 단기간에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눈높이가 아직 높지 않은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달 중 발표될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으나, "단기적인 시장가치 회복보다 중장기 추세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여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가장 낮은 밴드를 제시한 KB증권 역시 오히려 주식 비중을 소폭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한국증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각국 통화정책의 윤곽이 잡히는 봄에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미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과 일본은행(BOJ)의 긴축 정책이 겹치며 엔화 약세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봄에 부진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뜨거운 종목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 대해선 이미 디레이팅(평가절하) 탈출을 시도하고 있고, 싼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닌 '진짜' 저PBR에 가까운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자산이 비대하면 자본총계가 과대 계상돼 PBR이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을 수 있고, 유보율(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의 합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 높아도 유동부채가 많거나 자본유보금 비중이 높으면 주주환원 확대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1월 과격한 가격조정 이후 필연적인 반등이 올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추세 반전이 오기엔 이르다고 짚었다.

이경민·조재운·김정윤 연구원은 "시장의 통화정책 기대 정상화, 중국 경기 불확실성 지속, 4분기 실적 충격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면서 "2월 말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나며 추세 반전을 모색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분기 이후 경기와 통화정책 모멘텀이 동반 개선되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이 추세 반전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월 조정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며 "조정 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레벨은 바닥 수준에 있다고 판단하지만 본격적으로 상단이 열릴 시점은 실제 금리 인하 여부와 직결된 3월 FOMC, 1분기 기업 실적 프리뷰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3월 말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2월에도 주식시장은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방향성 탐색 구간에 머물러 있을 것이며 그 안에서 개별 업종 이슈에 따라 로테이션 장세를 전개할 것"이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면 저PBR 테마가 여타 테마에 비해 시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나 저PBR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 이익 모멘텀과 현실성 높은 배당·자사주 모멘텀을 고려한 기계, 금융, 자동차, 필수 소비재 업종으로 대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