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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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도입하는 국내 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가 당초 정부 계획의 두 배 수준인 10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발의할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ISA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총납입액 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된다. ISA에 적용하는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 1000만원)으로 높아진다.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형 ISA의 비과세 한도는 1000만원(서민·농어민용 2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달 초 발표 당시 비과세 한도는 500만원이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더 과감한 세제 개혁”을 주문하면서 혜택이 늘어났다. 그동안 ISA 가입이 제한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국내 투자형 ISA 가입을 허용한다.

稅혜택 늘린 ISA…금융소득과세 대상자도 가입 가능
투자할 돈 없어 ISA 떠난 20대, 제도 개선으로 돌아올지 관심

정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범위를 넓히고 세금 혜택을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절세 효과로 침체된 소비를 진작하고 낙수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국내투자형 ISA' 도입…1000만원까지 비과세
정부가 31일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국내 투자형 ISA’는 일반 ISA와 달리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과세 한도는 1000만원(서민·농어민은 2000만원)으로, 1월 초 처음 발표할 당시 계획(500만원)보다 두 배로 높아졌다. 단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비과세 없이 분리과세(14%)를 적용받는다. 납입 한도는 연간 4000만원으로, 총 2억원까지 허용된다.

혜택이 늘어난 건 윤석열 대통령이 제도 개선을 주문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정부는 2025년 도입할 예정이던 금융투자 소득세는 폐지한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선 총선을 앞두고 대폭 확대된 ISA 혜택이 ‘Z세대’로 불리는 20대 청년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능통장’으로 통하는 ISA는 그동안 20대 청년들에게 외면당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Z세대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데다 ISA를 활용한 투자 매력이 크지 않아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20대가 보유한 ISA 계좌 수는 79만709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80만 개 고지를 넘어선 뒤 상승세가 꺾이면서 다시 주저앉았다. 1년 새 줄어든 계좌만 1만1877개에 달한다. 중개형 ISA 문턱이 낮아진 뒤 계좌 수 증가세가 꺾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30, 40대가 보유한 계좌는 각각 약 5만 개, 50대 이상은 11만 개가량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감소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1년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추며 젊은 세대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전 연령에서 20대 이하 가입자만 상승세가 꺾였다. 청년들 사이에선 “쓸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인데 비과세 혜택만 보고 계좌에 돈을 넣어두기에는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편 정부는 이날 노후차 소유주가 신차를 구매하는 경우 개별소비세 등을 올해 말까지 70% 감면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도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2013년 12월 31일 이전 신규 등록한 노후차를 지난해 말까지 소유한 자다.

비수도권에서 준공된 뒤 미분양된 주택을 취득하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도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이광식/박재원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