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한경DB
지난 24일 장중 오전 발생한 엔케이맥스 최대주주 반대매매의 주체가 회사 측에서 공시를 누락한 익명의 사채권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물량이 장중 쏟아져나오면서 하한가를 맞자 주식을 담보로 들고 있던 증권사 이베스트증권 또한 익일 반대매매 가능성을 경고했고,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가 어쩔 수 없이 매도상환하게 되면서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도미노’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케이맥스는 31일 최대주주 변경을 일으킨 반대매매의 주체가 사채권자라고 밝혔다. 회사가 공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는 공시돼있지 않은 제3의 인물(또는 기관)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지분 5% 이상 보유한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은 담보설정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앞서 엔케이맥스는 이 법에 따라 KB증권과 이베스트증권 등과 계약한 주식담보대출현황을 여러 차례 반복해 공시했다. 하지만 주식담보로 받은 사채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금융감독원에 담보제공사실을 알리지 않은 공시 누락 및 공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매매 터진 24일 무슨 일 있었나

업계는 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자 사채권자가 반대매매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채권자가 장중 매도한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물량은 24일 오전 엔케이맥스의 주가를 하한가(3640원)까지 끌어내렸다. 급락한 주가는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이베스트증권은 주가급락으로 담보비율이 110% 이하로 낮아져 담보를 늘리지 않으면 익일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박 대표에게 전달했다. 사채까지 끌어와야할 처지였던 박 대표에겐 추가로 넣을 담보가 없었다. 담보 가치가 원금 가치를 ‘턱걸이’하고 있던 만큼 다음 날(25일) 갭하락이라도 하게 되면 이베스트증권이 보유한 담보의 가치가 손 쓸 새도 없이 원금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증권사 측에서 주가하락으로(담보 가치가 낮아져) 담보를 매도를 해야한다고 연락이 와 규정에 따라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이후 하한가가 풀리자 이베스트증권은 담보로 들고 있던 99만100주를 장중 매도했다.

사채권자에 대한 공시가 누락된 데에 이은 또 다른 ‘공시 실수’도 발견됐다. 엔케이맥스는 51만518주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을 지난 12월 22일 KB증권에 전액 상환했다.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1월 10일 공시에는 상환되지 않은 것으로 공시돼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단순 기재 실수’라고 해명했다.

회사측은 박 대표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및 경영권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유동성 부족으로 반대매매를 맞은 박 대표가 새로운 유상증자에 참여할 ‘실탄’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액주주들의 볼멘 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4년 1월 31일 14시1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