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에 있는 한 육가공업체에서 직원들이 고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DB
25일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에 있는 한 육가공업체에서 직원들이 고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DB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확대 적용된다. 그간 법을 적용받지 않았던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다. 2021년 1월 공포 후 이듬해 1월부터 시행됐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2년의 유예기간을 더 준 후 이날부터 적용돼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새로 중대재해처벌법 테두리 안에 들어오는 5∼49인 사업장은 83만7000곳이다. 종사자는 800만명가량이다.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이 개인사업주 역시 법이 적용된다.

업종과 관계없이 적용된다. 중대재해가 잦은 제조업·건설업 사업장은 물론 재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음식점, 빵집 등 서비스업 사업장이나 사무직만 있는 사업장도 대상이다.

중대재해법이 확대 적용되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에게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달리, 사업 전반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방침의 설정, 유해·위험요인 확인과 개선, 필요한 예산 편성 및 집행, 비상대응 매뉴얼 마련 등이 시행령에 규정된 조치들이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업종, 규모별로 안전관리자나 보건관리자 등을 일정 인원 이상 둬야 하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이들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는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발생'과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이 모두 충족돼야 처벌로 이어지는 법이라 단순히 조치를 위반했거나, 재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처벌로 직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근로자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수사 과정에서 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사업주는 산안법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따.

50인 이상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우선 적용되고 2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 중엔 아직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곳들이 많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법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5인 이상 사업장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막판까지 적용 유예를 추진했던 고용노동부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50인 미만 기업의 조속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83만7000곳 전체에 대한 산업안전 대진단, 소규모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안전보건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공동안전관리자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한편, 수사 대상 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강화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