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1964년 서방 중 최초로 中과 수교…시진핑·마크롱 나란히 영상축사
시진핑, 수교 50주년 때는 양국 관계 '지천명'에 비유
중국 "프랑스와 관계는 耳順"…수교 60주년 맞아 관계강화 다짐
중국이 프랑스와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공자가 언급한 '이순'(耳順)에 비유하며 관계 강화를 다짐했다.

프랑스는 1964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서방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중국 마오쩌둥 정권을 인정해 수교를 맺는 등 서방국 중 중국과 가장 오래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나란히 영상축사를 보내 수교 의미를 되새기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다짐했다.

2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사에서 "60년 전 중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것은 국제관계사에서 중대한 사건이었다"며 "마오 주석과 드골 장군은 남다른 지혜와 용기로 중국과 서방 간 교류와 협력의 문을 열어 냉전시대 세계에 희망을 가져왔다"고 양국 수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6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줄곧 중국과 서방국가 관계의 선두에서 양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세계 평화와 안정,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양국 관계의 독특한 역사가 독립자주·상호이해·선견지명·호혜공영의 '중국-프랑스 정신'을 형성했다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 중국과 프랑스는 수교의 초심을 견지하고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비해 과감하게 행동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 관계 안정을 통해 세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세계 다극화 및 포용적 경제 글로벌화 추진, 세계 평화·안정 수호, 글로벌 위기 대응에 기여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중심 '1강 체제'의 국제질서에서 탈피하는데 프랑스가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는 올해 양국 문화관광의 해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기회로 인문 교류 확대를 추구하는 동시에 녹색·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의 협력 확대를 다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영상 축사에서 "60년 전 드골 장군이 진영대결의 논리를 뛰어넘어 중국과 수교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1964년 수립된 목표를 토대로 양국민의 요구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파트너십을 공동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중국과 함께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고 국제적 위기 해결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며 양국 문화관광의 해를 맞아 청년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축사했다.

왕 위원은 양국 관계를 60세를 의미하는 공자의 '이순'에 비유하면서 "이는 마음이 넓어지고 표용적이며 개방적으로 되는 경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프랑스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보유한 세계의 책임 있는 대국"이라며 냉전사상과 진영대결에 반대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딜레마를 해결하고 글로벌 도전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양국은 오는 31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수교 60주년과 문화관광의 해 개막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도 양국 정상이 영상 축사를 보낼 예정이다.

중국과 프랑스는 수교 이후 60년간 사르코지 전 대통령 시절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12월 당시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이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동한 것에 중국 측이 반발하면서 갈등 관계에 휩싸였으나 이듬해 런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동을 통해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2014년 3월 취임 후 첫 프랑스 국빈 방문에 나서면서 프랑스 유력지 르 피가로에 실은 기고문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공자가 언급한 '지천명'(知天命)에 비유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양국은 경제 분야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EU의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프랑스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일부의 긴장 요인도 존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