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등으로 재판 지연…지지 상승 속 공화 경선에선 이미 대세론
경선중 법원 오가는 트럼프…"사법리스크, 예상만큼 타격 안 줘"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그의 정적들이 예상한 것만큼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적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한 법적 문제들이 그의 대선 출마에 크고 결정적인 타격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선거 전 이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4개 사건에서 91개 혐의로 형사기소됐다.

그가 대선 투표일 전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미국 정치판에는 또다시 한차례 격랑이 몰아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재판은 트럼프 측 항소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정한 사법 체계를 이끄는 편파적인 검찰이 자신의 재선을 좌절시키려 하고 있으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에 대한 지지는 오히려 높아졌다.

미국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러한 의도가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화당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지난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승리하며 대세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캠프 스티븐 청 대변인은 이 같은 선거 유세 성공은 일부 유권자가 검찰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본다는 신호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방식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죄 선고가 있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CNN 방송 출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당시 투표한 유권자 4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WSJ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1%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 대출, 성추행 및 피해자 명예훼손 등으로 민사 소송도 줄줄이 걸려있다.

그는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성추행 피해자 E.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민사소송 재판에서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성폭행 의혹 민사사건 1심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추행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