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단렌 등, 4년만에 방중…中리창, 수산물 언급 없이 "경제무역 협력 중요"
中日, 지난주 '수출 통제 메커니즘 대화' 첫 회의…"긴밀한 소통 유지"
방중 日경제인들 "수산물 수입금지 철회" 요구…中총리 답 안해(종합2보)
중국을 방문 중인 일본 경제계 대표단이 25일 리창 중국 총리와 면담하고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철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중경제협회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일본상공회의소 등 일본 경제계 대표단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총리와 만났다.

대표단 단장인 신도 고세이 일중경제협회 회장(일본제철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스미토모화학 회장) 등은 중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지난 8월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조치에 대해 "일본 국민의 중국에 대한 감정이 사상 최악 수준으로 나빠져 일본 기업이 (중국에) 투자를 삼가는 풍조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일본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설명을 신뢰해 양국 관계의 유지 발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일본의 수입 금지 철회 요구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과 일본 경제의 깊은 융합과 경제·무역 협력은 양국 관계의 무게추이자 프로펠러라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중국은 일본과 함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양국 기업이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경제, 녹색 발전, 의료·양로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 더 높은 수준의 호혜를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경제계가 중일 협력·호혜를 위해 영향력을 적극 발휘해주기를 희망한다"며 중국 투자 확대도 당부했다.

아울러 리 총리는 "중국·일본 각계는 양국 수교 정상화의 초심을 되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고, 서로 협력 파트너가 되고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정치적 공동인식을 이행해야 한다"며 "일본이 역사·대만 등 원칙적인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장첸량 중국 상무부 안전·통제국장과 이가리 가쓰로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주재로 '수출 통제 대화 메커니즘' 제1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히며 양국이 수산물 수출 규제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양측은 수출 통제 영역의 우려 사항에 관해 토론을 진행했다"면서 "양측은 계속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수출 통제 제도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수출 통제 조치의 투명성을 높이며, 정상적인 무역이 저해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일본 경제계 대표단은 이날 리 총리에게 중국 정부가 작년에 개정한 '반간첩법'에 대해서도 "투명성이 결여된 집행으로 인해 일본 국민 다수가 불신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안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정중하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반간첩법을 강화한 뒤 외국 기업 사이에서 이 법 때문에 정상적인 비즈니스 행위도 처벌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중국의 모든 입법은 국제적 관례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설명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표단은 이밖에 중국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 이후 중단된 일본인의 단기 체류 비자 면제 회복도 요청했다.

일본 경제계 대표단 180여명은 코로나19 이후 4년여 만에 지난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