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 당선 확정…야권 "선거 조작 사기극" 반발
코모로 대법원, 대선 투표율 16%→57% 대폭 수정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코모로의 대법원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치른 대선 투표율을 대폭 상향하고, 아잘리 아수마니 현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확정했다.

코모로 대법원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수마니 대통령이 총 9만9천541표를 얻어 57.0%의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유권자 33만8천940명 가운데 19만1천297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은 56.4%를 기록했다고 최종 결론지었다.

대법원의 이같은 집계는 애초 수치와 크게 다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발표했던 투표율은 16.3%(5만5천258표)였고 아수마니 대통령의 득표율은 63.0%(3만3천209표)였다.

득표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투표율이 40%포인트 이상 높아지면서 아수마니 대통령의 득표수가 6만표 이상 증가했다.

투표율이 크게 높아져 투표참여자 수도 13만6천여명 많아졌다.

이 같은 차이가 난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선관위의 개표 결과 발표 이후 전체 인구 86만여명 중에서 고작 3만여표로 당선된 아수마니 대통령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에 불복하는 시위가 이틀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이날 투표율을 대폭 상향함으로써 아수마니 대통령의 이런 취약점을 방어해 준 셈이다.

이에 대해 야권 대선 후보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투표 조작에 따른 대형 사기극"라며 대법원의 발표를 "독재적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1999년 군사정변(쿠데타)으로 처음 집권한 아수마니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06년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했다가 2016년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8년 개헌으로 연임 제한 규정과 그랑드코모르·앙주앙·모엘리 등 3개 섬에서 대통령을 순번제로 맡도록 하는 규정을 폐지한 뒤 2019년 3선에 성공했으나 당시에도 부정 선거 논란 등으로 시위를 비롯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