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서울 한복판서 괴한에 피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25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피습당했다.

이날 저녁 배 의원은 개인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서울 청담동을 방문했다가 괴한에게 습격당했다. 괴한은 둔기로 배 의원의 머리 뒷부분을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배 의원의 머리에서는 상당한 출혈이 발생해 급히 주변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둔기를 수거했으며, 범인도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수행비서만 동행해 범행에 취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길에 피습된 지 23일 만에 일어난 정치인 피습 사건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활동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정치 테러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듭된 정치인 테러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당에 강성 팬덤이 형성되며 정부와 언론 등의 발표를 부정하고 증오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당이 혐오 정치를 부추기며 정치 양극화와 강성 팬덤의 활동이 심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지금은 광기의 시대”라며 “정당의 대표나 중진들이 원고를 보고 얘기하는 걸 가만히 보면 굉장히 폭력적인 어휘가 많다. 실무자들이 써 올린 걸 보고 읽는 것 같은데, 정치 지도자들이 언어 순화부터 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1대 국회 이후 정치인들 스스로 상당히 양극화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20대 국회 이전까지는 여러 사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오찬과 만찬도 당적을 가리지 않고 자주 가졌지만, 이제는 서로를 섬멸해야 할 적으로 여기며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