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사업 중 하나인 고순도 크레졸 공장의 가동시기를 연기한다고 25일 공시했다. 당초 지난해 9월 사업을 시작하려다가 올 5월로 추진 시점을 늦췄는데, 이번에 또 연기한 것이다. 범용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한 가운데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스페셜티 사업이 늦어진 터라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고순도 크레졸은 소독약, 방부제 등의 플라스틱 원료로 쓰인다. 합성향료, 농화학, 전자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이다. 한화솔루션은 2016년 해당 사업을 추진하다 중단한 이후, 2020년부터 ‘세계 3위 크레졸 사업자’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순도 크레졸 공장을 짓는 곳은 국내에선 한화솔루션이 유일하다. 이 사업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추진한 첫 신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한화솔루션 측은 “전남 여수 산업단지 공장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업 시기를 늦췄다”며 “새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초기 품질에 주력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기술을 들여오는 게 아니라 자체 개발하다보니 언제 연구가 완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해당 공정에 1674억원을 투자했고, 오는 5월까지 총 1707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가 연구 개발 과정에서 금액이 얼마나 추가될지 알 수 없어 ‘미정’으로 표기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