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사실상 감형 요청…변호인 "4월 총선 전 선고해달라"
'노무현 명예훼손 실형' 정진석측 "형 과해"…검찰, 벌금 구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측이 2심에서 "원심의 형량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변호인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 양지정 이태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최근에 많은 정치인 등의 명예훼손 사건에서 법원이 내린 양형과 비교할 때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1심은 사실 적시와 의견표명의 구분, 명예훼손이나 비방 의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1심 때 구형량인 벌금 500만원을 2심에서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보통 검찰은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재판부에 1심 구형을 유지하거나 무거운 형을 요청하는데 이 경우 사실상 감형 요청이 된다.

정 의원 측은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과 강창희 전 국회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변호인은 "명예훼손의 고의와 비방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취지로, 생전 노 대통령과 정 의원의 관계에 대해 증언해주실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에 "피고인은 현역 국회의원인데, 선고 결과가 주민들의 심판을 받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되도록 총선이 있는 4월 10일 전에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인에 대한 검찰 측 의견을 종합해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2017년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적어 유족에게 고소당했다.

검찰은 고소 5년 만인 2022년 9월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작년 8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정 의원에게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일각에선 박 판사의 정치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박 판사가 학생 시절뿐만 아니라 법관 임용 이후에도 인터넷에 정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비판 여론이 일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작년 11월 박 판사에게 '엄중 주의' 처분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