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 /사진=뉴스1
진중권 교수 /사진=뉴스1
이른바 ‘조국 사태’로 대립각을 세워 온 소설가 공지영 작가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의 갈등이 약 4년여 만에 봉합됐다. 공 작가는 ‘조국 지킴이’를 자처했던 자신을 후회하며 진 교수에게 "미안해 죽겠다"고 했다.

진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니고, 이제라도 '공지영'으로 되돌아왔으면 그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진 교수는 공 작가가 지난해 12월 출간한 3년 만의 신작 에세이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통해 자신에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앞서 공 작가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편에 섰다. 반면 진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한 정의당에 불만을 표하며 탈당을 결정했다.

진 교수는 정의당을 탈당한 이후인 2020년 자신의 인식을 바꾸게 된 계기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라고 했다. 그때 "이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후 문 전 대통령이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그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더니, 자신들이 누리는 반칙과 특권은 아예 제도화하려고 한다"면서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기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공 작가는 진 교수가 서울대 강연에서 "조국 전 장관 자녀가 동양대에서 인턴을 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닌 듯하다"고 하자 "이 사람이 선생인가"라며 "조국 부부의 심적 충격이 더 걱정된다. 내 친구가 나도 아니고 내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하했다면…"이라고 했다.

이어 진 교수를 향해 "좋은 머리도 아닌지 그렇게 오래 머물며 박사도 못 땄다"고 비난했다.

공 작가는 신작을 낸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열렬하게 옹호했던 한 사람이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나중에 과오가 드러났을 때 그가 ‘미안하다’ , ‘잘못했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며 진 교수에게는 "미안해 죽겠다"고 후회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공 작가의 공개 사과 소식에 "용기 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