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사진:한국은행)
지난해 한국 경제가 1.4% 성장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전망치를 달성했지만, 성장률이 2022년(2.6%)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개선에도 순수출과 민간소비, 정부소비 등 대부분이 부진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전분기대비)은 수출 급감과 함께 2022년 4분기(-0.3%) 떨어졌다가 지난해 1분기(0.3%) 반등한 뒤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에 걸쳐 네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우선 민간소비의 경우 재화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거주자 국외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와 물건비 위주로 0.4%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호조로 3.0% 성장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일반적으로 민간 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50% 수준으로,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나와 주는 것이 좋다”며 “최근 흐름을 보면 경제성장률 자체가 낮아진 데다 민간소비 또한 성장률보다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거 고성장 시기와 숫자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회복과 함께 2.6%,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0% 각각 늘었다. 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4.2%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순수출(수출-수입·0.8%p)이었다. 설비투자(0.3%p)와 민간소비(0.1%p), 정부소비(0.1%p)도 플러스를 기록해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전기·가스·수도업이 11.1%, 제조업이 1.1%, 서비스업이 0.6% 등으로 집계됐다. 농림어업(-6.1%)과 건설업(-3.6%)은 역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4%로 실질 GDP 성장률(0.6%)을 밑돌았다.

다만 지난해 연간 실질 GDI 증가율(1.4%)의 경우 교역조건이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1.4%)과 같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하고 있다.

신 국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지난해가 상저하고였다면 올해는 상고하저가 기저효과 때문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흐름”이라며 “지난해 고금리·고물가 영향에 따른 내수부진을 둔화하기 위해 정부가 상반기 재정 집행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의미 있는 것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높다는 것”이라며 “올해도 반도체 중심으로 IT 경기가 수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 흐름이 연간 전체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내수부진이 주요한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소비 심리가 개선됐지만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했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