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밴드 '더 스미스' 창립멤버, 트럼프에 "우리 노래 쓰지 말라"
영국의 록밴드 '더 스미스' 출신의 유명 기타리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거 운동에 쓰지 말라고 일갈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더 스미스 창립멤버이자 기타리스트였던 조니 마(61)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마는 작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우스다코타주 유세 현장에서 더 스미스의 음악 '제발, 제발, 제발 내가 원하는 걸 갖게 해주세요'(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가 재생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엑스에 올라온 것과 관련,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지금 당장 이를 그만두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뉴햄프셔주 라코니아를 방문했을 때는 물론 그간 여러 유세 현장에서 더 스미스의 음악을 반복적으로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는 이전에도 영국의 보수 정치인들이 더 스미스의 곡을 좋아하는 데 대한 반감을 드러낸 적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예컨대 영국의 보수당 집권 시대를 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더 스미스의 음악 '디스 차밍 맨'(This Charming Man)을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은 데 대해 "더 스미스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당신이 우리를 좋아하는 걸 금지한다"고 일침을 날린 바 있다는 것이다.

마는 이후 출간한 회고록에서 "팬이라면 우리가 그(캐머런)와 보수당이 지지하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는 걸 알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에 자신의 음악을 사용한 데 불쾌감을 드러낸 음악가는 마가 처음이 아니다.

아델, 비틀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엘튼 존, 롤링 스톤스, 퀸, 퍼렐 윌리엄스 등 세계적 음악가 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행사에서 자신의 음악을 사용하는 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미 세상을 떠난 팝스타 프린스와 데이비드 보위를 기리는 재단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23일 뉴햄프셔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까지 승리하며 대세를 굳혔다.

이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11월 5일로 예정된 미국 차기 대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리턴 매치'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