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처음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위안화 환율 방어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中, 디플레 우려에도 금리 5개월 연속 동결
22일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5년 만기 LPR도 연 4.20%로 유지했다. 작년 8월 1년 만기 LPR을 연 3.55%에서 3.45%로 0.1%포인트 인하한 이후 5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LPR은 명목상 시중은행 우량고객의 대출금리 평균치로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기준금리로 본다. 1년 만기 LPR은 일반대출,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준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하며 이달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시사했다. 통상 MLF 금리가 조정되면 LPR도 따라 움직인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초과해 오르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3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최근 1% 이상 하락했다. 또한 금융시장 안정화도 고려했다는 평가다. 중국 은행 이윤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수익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금리를 동결하자 중화권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68% 하락한 2756.34로, 선전성분지수는 3.5% 하락한 8479.55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27% 떨어진 14961.18에 거래됐다. 다만 중국 경기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1분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