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은의 글로벌富'는 부(富)를 이루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전 세계 자산가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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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3년 후 약 1억명의 중산층이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산업이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인들이 여행·보석·외식 등 재량소비재에 대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7년 1만달러 이상 중산층 1억명

아비섹 말호트라 맥킨지 뭄바이 사무소 파트너는 최근 CNBC에 출연해 "기업대기업(B2B) 서비스와 제조업에 크게 의존해 성장해온 인도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소득 수준이 낮을 때는 인도인 대부분이 식료품과 주거 등에 돈을 썼지만, 소득 수준이 늘면서 재량 지출을 확대하려는 지출하려는 욕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과 보석·외식 등 소비 부문이 앞으로 20년 동안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는 세계 5위 경제 대국을 떠올랐지만, 빈부격차가 극심한 국가로 꼽힌다. 인도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기준 2612달러에 불과하다. 방글라데시의 2621달러보다도 낮은 세계 140위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인도 소득 수준은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피치그룹의 시장 조사 기관인 BMI에 따르면 인도 생산연령인구의 약 4%에 해당하는 6000만명의 연간 가처분 소득이 1만달러(약 1334만원)에 도달했다. 이는 2400만명이었던 2015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BMI는 인도 14억명 인구 중 약 33%는 20세에서 33세 사이로 추정했다. 생산가능인구가 많은 만큼 소비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7년까지 인도에서 1만달러 소득을 넘어서는 약 1억 명이 중산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가 세계 3번째로 큰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고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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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지출 규모 세계 4위로 커질 것"

이에 따라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다. 인도 타타그룹 산하 타타 컨슈머프로덕트와 스타벅스가 만든 합작법인인 ‘타타스타벅스’는 2028년까지 인도에 1000개의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타타스타벅스는 현재 인도 54개 도시에서 약 4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팀홀튼과 코스타 커피와 같은 다른 글로벌 프렌차이즈들도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급증하는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도 항공사들은 항공기 주문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아카사 항공은 보잉 737 맥스 항공기 150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메이크마이트립(Make Mytrip)과 인디고의 운영사인 인터글로브에비에이션 등 인도 여행 관련 주는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의 추천목록에도 올랐다. 지난해 11월 맥킨지와 부킹닷컴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소득 가구의 증가 추세로 미뤄 봤을 때 인도인들의 해외 여행비 지출 규모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인도 내에서 263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인디언호텔스컴퍼니가 국내 여행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점쳤다. 타이탄, 칼리안 등 인도 보석 회사들은 골드만삭스의 추천 목록 중 하나다. 또한 음식 배달 및 외식 분야에서는 조마토, 데비아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데비아니는 인도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KFC, 피자헛, 타코벨, 코스타커피 등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에서 금과 부동산 구매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주택 수요에 따라 인도가 속해있는 남아시아 국가의 부동산 가격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30% 이상 상승했다. 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상승률인 13%를 크게 웃돈다.

소득 증가로 인해 신용카드 지출도 급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도의 신용카드 지출은 2019년에 비해 작년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인도에서 2019년에는 5000만장에 불과했던 신용카드 수는 현재는 약 9000만장으로 늘었다. 소득 1만 달러 이상인 사람 중 일부는 두 개 이상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

인도 증시도 활황이다. 인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3년 동안 80% 이상 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홍콩을 제치고 세계 7번째로 큰 주식시장으로 부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