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주 연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선진국 증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 후퇴, 지정학적 위험 증가, 중국 경기 악화 등의 이유로 당분간 추세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3주째 힘 못쓰는 코스피…훨훨 나는 美·日 증시와 딴판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6.87% 하락했다. 지난 19일 1.34% 오르며 2472.74에 장을 마쳤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대표 지수 움직임과 대비된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주 1.17%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09% 올라 버블 붕괴 이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는 건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가 식으면서 외국인이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12일 76.90%를 찍은 뒤 최근에는 40%대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지난주 MSCI 선진국지수가 0.22% 올랐지만 MSCI 신흥국지수는 2.55% 급락했다.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조정받았다. 외국인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8000억원어치(삼성그룹 주식 블록딜 제외)의 주식 현물과 5조7180억원어치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했다.

중동 홍해, 북한 등과 관련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도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원유 수입의 약 3분의 2를 중동에 의존하는 만큼 현지 분쟁에 취약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에서는 정부가 연금계좌 세제 혜택을 확대한다는 정책을 연초 발표하면서 개인의 주식 매수세가 커졌고, 엔저 현상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만은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TSMC가 어닝서프라이즈를 냈지만 삼성전자는 어닝쇼크 상황인 점도 코스피지수 하락폭을 키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반등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상승 반전하려면 중국 경기가 돌아서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지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30~31일) Fed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큰 폭의 반등보다는 관망 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전효성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