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법률, 지출·세수 부담…2017년 9조·2018년 15조→2022년 18조
총선용 지출·감세 '봇물'…재정건전성 악화일로 가속화
다른듯 같은 '선심 입법'…5년前 12조 퍼주더니 16조 깎아주기
국회 입법 과정에서 연평균 10조원 안팎의 재정부담이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

시기적으로만 보면, 전임 정권에서 지출을 늘리는 입법이 많았다면 현 정부에서는 수입을 줄이는 감세로 초점이 이동했다.

의회 지형과 대외 여건까지 여러 변수가 얽혀있지만, 재정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본질에는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지출·감세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 허물기'는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연도별 '가결법률 재정소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도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재정 부담(지출·수입)은 향후 5년간(2023년~2027년) 약 92조원, 연평균 18조3천52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출 부담이 연평균 1조9천533억원 발생하고, 수입은 16조3천994억원씩 급감한다는 분석이다.

예산정책처가 관련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한 2018년 이후로는 최대 금액이다.

재정 관련 입법 중에서 나랏돈이 얼마나 소요될지 계량화가 가능한 법안들만 분석한 수치다.

향후 5년간 재정부담을 연평균 개념으로 환산했다.

입법 연도별로는 2017년의 재정소요가 연평균 9조2천444억원에서 2018년 15조3천323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가 2019년(6조1천915억원)·2020년(5조994억원) 5조~6조원대로 줄었다.

2021년 의결된 법안들의 재정부담은 연평균 14조6천113억원으로 다시 불어났고, 2022년 들어 감세법안이 속속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20조원에 근접하는 규모까지 치솟은 것이다.

다른듯 같은 '선심 입법'…5년前 12조 퍼주더니 16조 깎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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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정지출과 조세수입을 나눠보면 엇갈린 추세가 뚜렷하다.

2017년 국회를 통과한 입법의 재정지출 부담은 5년간 59조3천895억원, 연평균 11조8천779억원에 달했다.

2018년에 연평균 9조6천103억원으로 다소 줄기는 했지만, 2019년 3조6천708억원·2020년 6조4천144억원·2021년 7조6천641억원 등으로 해마다 적지 않은 부담이 더해졌다.

2022년에는 지출 부담이 5년간 9조7천665억원, 연평균 1조9천533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6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조세수입은 정반대의 흐름이다.

2017년 가결된 법안들은 향후 5년간 13조1천675억원, 연평균 2조6천335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5조7천220억원과 2조5천207억원 '마이너스', 2020년에는 1조3천150억원의 '플러스'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다시 수입이 마이너스로 방향을 틀면서 2021년 입법에서는 연평균 6조9천472억원의 세수 부담을 가져오고, 2022년 입법에선 세수 감소폭이 연평균 16조3천994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유례없는 '역대급 세수펑크'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은 정권별 경제정책 기조와 무관하게 해마다 선심성 재정입법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건전재정'을 외치는 현 정부 역시 지출 사이드에서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지만, 또다른 축인 수입에서는 재정건전성을 허무는 모순적 정책조합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출을 줄이면서 감세를 하는 것은 건전재정이 아니다"라며 "줄어든 지출만으로 이전 정부와 비교해 재정이 나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조삼모사 논리"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