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오리온 투자금으로 ADC 1위 도약"
오리온에 인수된 레고켐바이오가 매년 4~5개의 신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5년 내 20개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사진)는 19일 화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리온에 매각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설명회에서 김 대표는 “3년 전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5년 내 임상 착수 파이프라인 5개를 확보하고 10조원 가치의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며 “최근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은 이런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데 최적기라는 판단에 오리온의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ADC는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가 없애는 ‘유도탄 항암제’로 차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ADC 대표주자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날 연간 후보물질을 2개에서 4~5개 추가 발굴하고 5년 내 자체 임상 1, 2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5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임상 단계 후보물질은 보스턴 자회사를 통해 후기 임상까지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초기 개발 단계 물질의 기술 수출도 병행한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 ADC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를 위해 2024년 1500억원, 2027년 4000억원. 2030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오리온의 투자 등으로 들어온 7000억원과 향후 수령할 기술 수출 마일스톤을 더하면 총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며 “1조원의 자금을 통해 세계 항암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ADC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따라잡고, 경쟁사 및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겠다”고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ADC 글로벌 톱이 되기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2~3년 내 기술 수출 수익만으로 흑자 달성 가능한 국내 최초, 최고의 바이오회사이자 4~5년 안에 기업가치 10조~20조원 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그는 “지난 18년 동안 기업가치가 매년 두 배씩 성장했고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겠다”며 “지금 우리에겐 ‘공격 앞으로’만이 최선, 최상의 전략”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오리온에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과 관련해 “구주 매각은 원래 계획에 없었다”며 “오리온의 인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상증자 물량을 줄이고 구주를 일부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