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설 <행복한 고독사>는 고독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고독사를 비참한 종말로 한정짓지 않는다. 준비되지 않은 비극이 아니라, 주체적 마침표로 본다. 저자는 기자 출신으로 경향신문에서 34년간 근무했으며 일본 도쿄 특파원까지 지냈다.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활동하는 동안 한국의 자살, 간병살인, 고독사 등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취재했다. 도쿄 특파원을 거치며 한국과 일본 양국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령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보게 됐다. 그는 특히 ‘고독사의 아픔’을 목격하고 기록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저자는 일본의 ‘슈카쓰(終活·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일본인은 자신의 장례식 절차를 스스로 정하고, 주변 정리를 마친 뒤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가 지닌 ‘함께’라는 강박이 어떻게 개인의 죽음을 타율적으로 만드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는 고독사가 단지 ‘방치된 죽음’이 아니라 ‘준비된 독립’이 될 때, 비로소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인생의 후반전에서 가장 필요한 근육은 고독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고독을 즐기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걷고, 혼자 사색하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자아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홀로 있는 시간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아는 아트페어의 모습은 대개 이렇다. 광활한 전시장에 빼곡하게 들어찬 부스들. 그 사이로 관객들이 정처없이 헤맨다. 몇몇 유명 작가의 작품이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반복해서 튀어나온다. 내게 맞는 작품을 찾는 재미는 있어도, 아트페어라는 하나의 전시를 보는 재미는 없다. 아트페어에 참여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한 화랑들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팔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최대한 모아 마구잡이로 걸어놨기 때문이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리는 ‘하이브 아트페어’(하이브)는 다르다. 이번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화랑들은 부스비를 내지 않는다. 대신 부스 위치, 입장권, 강연 프로그램 운영권 등을 필요한 것만 골라 산다. 부스는 모두 같은 크기의 육각형 모양이다. 그러자 아트페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획전처럼 변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화랑 48곳은 총 158명 작가의 작품을 내세웠다. 서로 겹치는 작가가 한 명도 없다.'부동산 임대' 대신 화랑과 공생기존 아트페어 주최측의 주수입은 부스 임대료였다. 행사 실적이 저조해도 주최측에는 임대료가 남는다. 반면 화랑 입장에서는 부스비를 회수하기 위해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 관객과 처음 만났다.현지 시각 16일 오전 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상영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상영 전부터 극장 앞에는 한국어 피켓을 든 현지 팬들이 몰려들며, '부산행'으로 프랑스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연상호 감독의 신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상영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 있던 프랑스인 다비드 씨는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20년째 보고 있다.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같은 작품들을 오래 전부터 봤다"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과 '반도'를 인상 깊게 봤기 때문에 이번 '군체'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자정을 넘긴 늦은 시각이었고, 상영은 예정 시간보다 약 30분 늦게 시작됐지만 뤼미에르 대극장은 끝까지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영화의 타이틀이 올라가기 전부터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군체' 는 정체불명의 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