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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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한달여 만에 2500선 아래로 주저앉은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대상을 찾느라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전망치가 전반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드물게 개선 흐름을 보이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들 종목에 수급이 쏠려 상대적으로 주가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있는 151개 상장 종목의 영업이익 전망치(소비자 금융, 상업은행, 증권은 순이익) 합계는 3개월 전 235조3284억원에서 1개월 전 228조3685억원으로 3.0% 낮아졌고, 최근에는 224조4372억원으로 1.7% 추가 하락했다. 경기 불황 우려와 반도체 회복세 둔화 등이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종목별로 보면 빙그레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 1297억원을 기록, 1개월 전(1057억원) 대비 22.7% 상향조정됐다. 컨센서스 집계 종목 가운데 이 기간 영업이익 개선폭이 가장 크다. 올 들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띄면서 빙그레도 주가가 오르지는 못했지만, 하락폭은 3.47%에 그쳐 코스피지수(-8.26%) 대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빙그레의 영업이익 개선 기대감은 해외 실적에서 비롯됐다. DS투자증권은 올해 빙그레의 미국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15% 늘어난 600억원을, 중국 법인 매출은 같은 기간 20% 늘어난 4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기존 주력 수출 품목인 메로나 외에 바나나맛 우유 등 품목이 확대되고 주요 유통채널 침투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은 경기 회복과 물류 활성화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영업익 전망치 8% 높아진 티웨이항공, 주가 24% 급등했네
제주항공(+15.1%), 위메이드(+12.3%), 티웨이항공(+8.0%) 등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 대비 많이 개선된 종목으로 꼽힌다. 이 덕에 제주항공 주가는 올 들어 8.35% 올랐고, 티웨이항공은 24.48% 급등했다. 항공주는 엔데믹에 따라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위메이드는 게임 '미르M'이 지난달 중국 정부에게 '외자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를 받는데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 관련주에 대한 센티멘트(투자 심리) 악화로 주가는 올 들어 12.64% 떨어졌지만, 증권사 목표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평균 6만4333원에서 7만4750원으로 높아진 상태다.

이밖에 보령(7.5%), SK하이닉스(6.8%), 한올바이오파마(6.2%), 한화솔루션(5.3%) 등도 이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됐다. 반면 HMM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 기간 42.5% 주저앉았고, 컴투스(-41.5%), 천보(-25.9%), LG디스플레이(-22.6%) 등도 줄줄이 실적 전망치가 떨어졌다. HMM의 실적과 연관성이 깊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4500선을 웃돌다가 지난 12일에는 2206.03로 떨어졌다. 올 들어 1000 정도에 머물다가 최근 홍해를 둘러싼 국제분쟁으로 급등하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의 반등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실적 상향의 종목 수가 매우 적어지고 있어 관련 희소성이 반영 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서프라이즈에 대한 투자자들의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수급 반응이 실적 모멘텀과 궤를 같이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