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음주운전은 경찰 신뢰 훼손" 적극 직위해제 전북자치경찰위 "강제 규정 아니다"며 미온적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찰 간부의 직위해제 여부를 놓고 전북경찰청과 전북자치경찰위원회의 시각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음주운전을 경찰의 신뢰를 훼손하는 매우 위중한 사안으로 보고 직위해제에 적극적이지만 자치경찰위원회는 "강제 규정 아니다"며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자치경찰위에 파견된 A 경위는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경위는 지난 10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아파트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0.03∼0.08%) 수치였다.
A 경위의 음주 사실을 확인한 전북자치경찰위는 징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법에 따라 전북경찰청에 징계를 요구했다.
직위해제 조처를 하지 않은 채 전북경찰청에 징계만 요청한 것이다.
현재 전북자치경찰위에 파견된 전북경찰청 소속 10명의 경찰관에 대한 직위해제 조처는 자체적으로 판단한다.
전북자치경찰위는 국가공무원법의 '비위행위로 조사 중인 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조항을 소극적으로 판단, A 경위의 음주운전이 직위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 것이다.
전북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직위해제 요건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A 경위의 직위를 해제하지 않았다.
다만 징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신속하게 전북경찰청에 징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북경찰청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 여러 명을 직위 해제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전북경찰청은 그동안 경찰관의 음주 사실을 중대하게 인식하고 음주 사실이 확인되면 곧장 직위 해제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어 추가 징계를 해왔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으로 수사를 받을 경우 반드시 직위해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근절·예방해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물의를 일으킨 것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기 때문에 매우 위중하고 엄격하게 바라본다"고 전했다.
A 경위가 파견이 아닌 전북경찰청 소속으로 계속 근무 중이었다면 직위에서 해제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전북자치경찰위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사무만 구분한 현재와 달리 조직과 인력까지 분리된다면 직위해제 조처 등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자치경찰위 관계자는 "현재 20명의 도청 공무원과 10명의 파견 경찰관으로 이뤄진 조직이 사무만 담당하고 있을 뿐"이라며 "치안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주민 생활안전·교통·경비·수사사무 등을 자치경찰이 맡게 된다면 그에 걸맞은 징계 규정 등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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