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큐브 서울 개관 후 첫 개인전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한 구조물들…日작가 노마타 미노루 개인전
영국계 유명 갤러리 화이트큐브가 지난해 9월 서울 지점 개관 후 첫 개인전으로 일본 회화 작가 노마타 미노루(野又穫·68)를 소개한다.

노마타의 작품은 지난해 화이트큐브 서울 개관전과 프리즈 서울에서 소개된 적이 있지만 국내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세로로 솟아오른 거대한 구조물들이 등장한다.

정교하게 묘사된 구조물들은 어디선가 본 듯도 하지만 모두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별다른 배경 없이 낮은 수평선만이 펼쳐진 허허벌판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그림 속 건축물들은 환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 불안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작품에는 작가의 개인사부터 사회에 대한 메시지까지 다양한 주제 의식이 담겼다.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한 구조물들…日작가 노마타 미노루 개인전
의식불명 상태에 놓였던 가족이 건강을 회복한 뒤 먼 곳을 바라보며 희망을 찾고 싶다는 마음은 망루가 있는 탑 그림으로 이어졌고, 다리를 그린 그림에는 저 다리 건너 어딘가에 더 좋은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됐다.

'영원'(映遠·Far Sights) 연작은 일본의 다도(茶道) 공간인 '차실'(茶室)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작가는 한 평 남짓한 크기인 자신의 작은 작업실이 마치 차실 같다고 느꼈다.

다도에서 차실을 하나의 우주로 생각하듯이 작가는 자신의 작은 작업실이 한없이 광활한 우주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마천루처럼 표현했다.

아날로그 TV 시절 화면이 이중삼중으로 겹쳐 보이는 고스트 현상에서 제목을 따온 '고스트'(Ghost) 연작은 일본 도쿄에서 건축물이 세워지고 허물고 재건축하는 모습을 보며 시작한 작업이다.

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에 경적을 울리고 싶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작품에는 각각의 주제 의식이 담겼지만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은 '모호함'이라고 설명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복합적이고 다의적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모호하다는 것'이 좋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불확실하다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로 한정하거나 단정 짓는 것은 소모적입니다.

'먼 광경을 투영하다'라는 의미의 이번 전시 제목 '영원'(映遠. 먼 광경을 투영하다)처럼 제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이 직접 마음에 남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해석으로 그 그림이 마음에 비치기를 바랍니다.

"
전시는 3월2일까지.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한 구조물들…日작가 노마타 미노루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