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보틱이 공개한 페레그린의 현재 위치 /사진=아스트로보틱
아스트로보틱이 공개한 페레그린의 현재 위치 /사진=아스트로보틱
지난 8일 발사된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임무 실패 후 지구로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체는 지구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불타 없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페레그린을 발사한 민간 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은 14일(현지시간) 공식 X를 통해 "페레그린이 곧 지구 대기권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로보틱은 지난 일주일 간 동안 페레그린의 궤도를 추적했다. 하지만 임무 실패의 주원인 중 하나인 추진제(연료) 누출로 인해 선체 궤도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아스트로보틱은 다만 가장 최근 분석 결과 페레그린이 지구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정확한 추락 시점은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 페레그린은 지구에서 약 23만4000마일(약 37만700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스트로보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페레그린의 지구 재진입 경로를 추적 중이다.

아스트로보틱은 페레그린이 지구로 추락한다 하더라도 안전상 위협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레그린이 지구로 진입하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아스트로보틱은 이와 관련해 나사와 함께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이프커내버럴 우주 기지에서 발사된 페레그린은 발사 이후 태양열 전지 패널과 연료 계통에 문제가 생기며 달 착륙 임무에 실패했다.

당초 페레그린은 달 궤도에 진입한 이후 오는 다음달 23일 달에 연착륙할 계획이었다. 페레그린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면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이 될 수 있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페레그린에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존 F. 케네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DNA와 '스타트렉'의 작가 진 로든 베리, SF 작가 아서 C. 클라크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의 유해 캡슐들이 담겼다. 이로 인해 임무에 실패한 페레그린이 우주 공간 속 '떠다니는 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들의 유해도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될 전망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