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강경 자세로 인태 지역 긴장 높아질 것…당분간 과도한 자극 회피 전망도"
"美, 대만해협 현상 유지서 안 벗어나도록 주시…日, 양안긴장 완화 위해 노력해야"
日언론 "라이칭더, 中압력 강화 대응해 미일과 협력 강화할 듯"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승리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당선인이 향후 중국의 압력 강화에 대비해 미국, 일본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이 14일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전날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는 40%를 득표해 친중 성향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중도 성향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라이 당선인은 중국으로부터 압력이 더욱 세질 것을 염두에 두고 미국, 일본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대항해 나갈 듯하다"며 "중국도 강경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은 긴박함이 한층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중국에 의연하게 대응한 현 차이잉원 정권에 대해 중국은 (전투기 등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것을 일상화했다"며 "중국과 군사력이 점점 벌어지는 대만으로서는 미국, 유럽, 일본과 협력 강화가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라이 당선인은 차이 총통 이상으로 자신을 경계하는 중국 측에 다가갈 수 있는 직접적 수단이 없다"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국면 타개를 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짚었다.

일본 언론은 중국이 '독립주의자'이자 자국과 거리를 두려는 라이칭더가 당선되면서 대만 전략에 타격을 받게 됐고, 이에 따라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이 성장세가 둔화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은 과도한 자극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사히신문은 "라이 당선인의 최대 과제는 악화한 양안 관계 통제"라며 중국은 이전 선거에서 차이 총통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라이 당선인을 지역 평화와 안정에 대한 '트러블 메이커'로 지목하며 비판을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선거를 앞두고 군사력을 동원해 보인 강경 자세가 대만 유권자에게 역효과로 작용해 라이칭더 당선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중국 내에서는 대만에 대한 강경책이 오히려 지지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총통 선거와 함께 진행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진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는 등 고전해 라이 당선인이 이끌 새로운 정권의 기반이 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짚은 뒤 "중국의 대만 여론 개입과 군사 행동으로 양안 관계 긴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요미우리는 "중국이 라이 당선인의 말과 행동을 구실로 양안 관계의 현상 변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자국에 투자한 대만 기업 관계자의 왕래와 한국·일본 등 주변국의 투자 유치를 위해 한동안은 과도한 긴장을 바라지 않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대만과 군사 교류를 지속하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라이 당선인이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라는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이와 함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진당이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라이 당선인이 미국, 유럽 등과 협력해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억제하려는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향후 일본·대만 관계와 관련해 아사히는 "라이 당선인은 당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중시파로, 양안 관계는 일본 안보나 공급망과 무관하지 않다"며 "일본은 라이 당선인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양안의 긴장이 완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日언론 "라이칭더, 中압력 강화 대응해 미일과 협력 강화할 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