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교육감 집무실·자택 등 압수수색…위증 배경 규명 중점
서거석 전북교육감 겨눴다…이귀재 교수 '위증' 검찰 수사 확대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귀재 전북대학교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서 교육감으로 향하고 있다.

방대한 녹음파일 분석으로 이 교수의 자백을 끌어낸 데 이어, 서 교육감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붙인 모양새다.

검찰은 이 교수 위증 배경에 동기를 부여할만한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위증의 최대 수혜자와 그 주변의 범행 교사 여부를 샅샅이 훑어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지검 형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12일 오전부터 서 교육감 집무실과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서 교육감 또는 그의 측근이 이 교수에게 재판에서 위증을 교사·지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증거물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주지검은 전날 "위증 배경까지 철저히 수사하겠다"면서 이번 수사가 이 교수를 구속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넌지시 밝혔다.

이 교수가 개인적 판단으로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대가를 약속받았다고 자백한 게 검찰의 수사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위증 혐의로 구속된 이후 '전북대 총장 선거에서 서 교육감 측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재판에서 위증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교수의 자백을 받기 위해 4차례 압수수색을 하고 녹음파일 3천100여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위증 혐의를 입증할법한 물증이나 진술을 확보했기에 이 교수 또한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부분이다.

자연스레 검찰 수사는 '누가 위증을 대가로 총장 선거 지원을 약속했느냐'를 밝히는 쪽으로 옮아가는 모습이다.

이날 전북교육청 등을 상대로 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서 교육감의 항소심 재판 전에 위증교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 교수는 지난해 3월 24일 서 교육감의 허위 사실 공표 사건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 교육감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 교육감은 결과적으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는 24일 열리기 때문에 1심에서 체면을 구긴 검찰 입장에서는 위증 배경을 신속히 밝혀 관련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게 필수적이다.

서 교육감은 지난해 4월 26일, 5월 13일 지방선거 TV 토론회와 5월 2일 SNS를 통해 "전북대 총장 재직 당시 이귀재 교수를 폭행한 적이 없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2013년 11월 18일 오후 8시께 전주 시내 한 한식당에서 서 교육감이 '총장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며 이 교수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는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공식 석상과 법정에서 "폭행당하지 않았다"고 발언해 '말 바꾸기' 논란을 낳았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위증죄는 실체적 진실을 왜곡, 은폐하고 형사사법 절차를 교란하는 중대 범죄"라며 "위증 경위를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