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미키17’ ‘동조자’…‘개봉 특수’ 기대하는 출판계
올해 '듄'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등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개봉 특수'를 노리는 출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판사 황금가지는 영화 '듄: 파트2'의 내달 개봉에 앞서 최근 <듄의 세계>를 출간했다. 이 책은 영화의 원작인 프랭크 허버트의 SF(공상과학) 소설 <듄>의 이해를 돕는 해설서다.

총 6권짜리 소설 <듄>은 허버트가 1965년 1권을 처음 출간해 1985년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완성한 대하소설이다. 우주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철학·인종·종교·정치·문화·역사 등을 담아냈다. 영화 '스타워즈'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국내 번역본은 2001년 출간됐다.
‘듄’ ‘미키17’ ‘동조자’…‘개봉 특수’ 기대하는 출판계
앞서 2021년 10월 영화 '듄'(1편)이 개봉 당시 흥행몰이를 하면서 원작 소설의 판매 순위도 덩달아 급등한 바 있다. 개봉 직후 교보문고 기준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종합 4위를 기록했다. 2001년 국내 번역본이 나온 후 20년만에 처음 베스트셀러가 됐다. 황금가지 관계자는 "'듄' 개봉 직전 연도와 비교해 개봉 후 판매량이 100배 가량 늘었다"며 "올해 '듄2'가 개봉하면 다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 입장에선 영화 개봉이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 효자'다. 오래 전 출간된 책도 영화 효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역주행'해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영화 개봉으로 주목받게 된 원작을 일컫는 '스크린셀러'(스크린과 베스트셀러의 합성어)란 단어도 있다. 지난해 3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원작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는 영화 개봉 직후인 8월 둘째주 베스트셀러 종합 5위에 오른 바 있다.
‘듄’ ‘미키17’ ‘동조자’…‘개봉 특수’ 기대하는 출판계
봉준호 감독이 2019년 '기생충' 이후 5년만에 내놓는 신작 '미키17'도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각색한 영화다. 2022년 출간된 이 소설은 과거의 기억을 가진 채 복제된 인간 미키가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한 임무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해 공개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HBO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동조자'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그밖에 최근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국내 개봉을 앞둔 '가여운 것들'은 스코틀랜드 대표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장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 <디너>는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 등이 출연하는 국내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재탄생한다.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선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과 조해진 작가의 <로기완을 만났다> 등이 영화화돼 올해 공개을 앞두고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