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 제공
사진=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 제공
국내 게임 업계가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최근 이용자들의 야외 활동 증가 및 주력 게임 부진, 이로 인한 서비스 관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잇따라 게임 종료를 결정했다. 게임업체들은 부진한 게임을 과감히 접는 대신 올해 대거 출시할 신작 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2012년 2월 1084억에 인수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다음달 15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릭스터M, 프로야구H2, 프로야구H3 서비스가 종료된다. 2021년 출시된 트릭스터M이 리니지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은 데다 프로야구H2·H3도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 'MLB 9이닝스' 등에 밀리면서 결국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넷마블도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 5종의 서비스를 과감히 종료했다. '쿵야 캐치마인드', '마블 퓨처 레볼루션', '스톤에이지 월드', '몬스터길들이기' ,'나이츠크로니클' 등이다. 특히 몬스터길들이기는 출시 직후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중 처음으로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하며 효자 노릇을 해온 게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결국 10년 만에 서비스를 마무리했다.

넥슨 자회사인 넥슨게임즈는 '베일드 엑스퍼트'를 출시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종료를 결정했다. 10월 정규서비스 시작 이후 2개월 만에 종료된 것.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온라인 슈팅 게임 신작인 베일드 엑스퍼트는 출시 초반 15위로 PC방 게임 순위차트에 진입했으나, 게임 내 이용자 간 실력차 문제와 몰입감과 콘텐츠 다양성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동시접속자 수가 100명 단위로 급감했다. 막판 일일 이용자 수 500명 안팎에 이르면서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주요 게임 부진으로 지난해 넥슨을 제외한 엔씨와 넷마블 등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엔씨 역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816억원과 3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71% 감소했다.

반면 넥슨은 PC와 모바일에서 기존 인기게임 흥행 등으로 호실적을 보였다. 넥슨의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5406억원과 26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6%, 26% 증가했고 3분기에는 47% 증가한 4202억원을 달성했다. 1분기 매출은 1조1920억원, 2분기 매출은 9028억원, 3분기 매출은 1조913억원으로 매 분기 1조원을 넘나들었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TL'과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사진=엔씨소프트,넷마블 제공
엔씨소프트의 신작 'TL'과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사진=엔씨소프트,넷마블 제공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신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본격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내부 구조조정 없이 신작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파괴된 서울'을 공개한 대체 역사 공상과학(SF) 설정 오픈월드형 다중접속(MMO) 슈팅 게임 ‘LLL’과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모바일 게임인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가 출시 예정돼 있다.

넷마블 역시 올해 상반기 7개 신작 출시를 계획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출시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이어 국내 출시작인 '아스달연대기: 아라문의 검(아스달연대기)'와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킹아서:레전드 라이즈', '파라곤:디 오버프라임', '모두의 마블2'등과 중국 출시작 '제2의 나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의 경우 신작 출시와 함께 기존 대표 게임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두차례의 베타테스트를 통해 좋은 반응을 끌어낸 루트 슈터(아이템 수집이 강조된 슈팅게임) 장르 '퍼스트 디센던트'의 상반기 출시를 확정하고 해외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던스' 주요 기대작으로 내세우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출시 시기는 미정이나 '마비노기 모바일'도 준비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피파 FC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데이브 더 다이브 등이 성과가 잘 나오고 있고 이미 50여개의 게임이 있기 때문에 올해 신작과 함께 현재의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스테디셀러 게임들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