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관리들과 확전 방지 논의…유엔 주도 가자 북부 상황평가 합의"
"가자 민간인 피해 너무 커…10월7일 참사 재발 막으려는 이스라엘 노력은 지지"
내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아바스 팔 자치정부 수반 면담
블링컨 "이스라엘, 전후 가자 재건에 팔 온건파와 협력해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의 통치 능력을 더는 평가절하하지 말고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 관리들과 확전 방지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가자지구 북부 피란민 복귀를 위한 유엔 주도의 상황 평가 진행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저녁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온건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주민들을 평화롭게 살도록 이끌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무능하며 자국에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미국은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자치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또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이스라엘 카츠 신임 외무장관 및 전시내각 각료들과 잇따라 면담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관리들과 분쟁의 역내 확산을 피하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가자지구 북부 주민을 귀가시키기 위한 유엔 주도의 상황 평가에도 이스라엘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 북부에서 이스라엘의 전투가 저강도로 전환되고 병력을 줄임에 따라 우리는 유엔의 평가 임무 수행에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피란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이 안전하게 귀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 밖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정책에 반대한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 특히 아동의 희생이 너무 크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가자지구에서는 개전 후 지금까지 전체 인구의 1%에 해당하는 2만3천여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9천여명은 아동이다.

이와 관련, 그는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추가적인 민간인 희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작년 10월 7일에 벌어진 참사를 다시는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이 전쟁이 가능한 빨리 끝나기를 원한다.

너무 많은 인명 손실과 고통이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정당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중요하며, 그들이 목표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평화 노력을 방해한다"며 "가치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블링컨 장관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4번째로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분쟁의 중동 역내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10일에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