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따뚜이'의 실사판을 연상시킨 '창고를 정리하는 쥐'. /사진=더 피플스 프렌드 페이스북 캡처
영화 '라따뚜이'의 실사판을 연상시킨 '창고를 정리하는 쥐'. /사진=더 피플스 프렌드 페이스북 캡처
영국의 한 자택 마당 창고에서 매일 밤 물건을 정리하는 생쥐가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연합뉴스는 가디언과 미국 CNN 방송의 보도를 인용해 영국 웨일스 빌스 웰스에 사는 전직 우체부 로드니 홀브룩(75)이 최근 자택 마당 창고에서 밤사이 자신이 정리하지 않은 물건들이 정리된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홀브룩이 상황 파악을 위해 창고 작업대에 야간 투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이내 놀라운 장면이 촬영됐다고 전했다. 작은 쥐 1마리가 작업대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상자 안에 넣어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

공개된 영상에는 이 쥐가 드라이버와 빨래집게, 전선, 볼트와 너트 등을 입에 물고, 자기 몸뚱이보다 큰 상자 안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홀브룩은 "처음에는 밖에 뒀던 새 먹이가 창고 안에 있던 낡은 신발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쥐가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놀라워했다.
외신에 보도돼 화제를 몰고 온 '창고를 정리하는 쥐' 영상의 일부. /사진=애니멀 뉴스 에이전시 페이스북 캡처
외신에 보도돼 화제를 몰고 온 '창고를 정리하는 쥐' 영상의 일부. /사진=애니멀 뉴스 에이전시 페이스북 캡처
이를 두고 외신 매체는 "마치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쥐가 요리를 못하는 청년을 도와 음식을 만든다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의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쥐의 창고 정리는 거의 두 달간이나 계속됐다는 게 홀브룩의 설명이다. 그는 이 쥐에게 '웨일스의 깔끔이 쥐'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도 덧붙였다.

홀브룩은 "나는 이제 쥐가 알아서 정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창고를 치우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물건을 꺼내놓으면 100번 중 99번은 쥐가 밤새워 정리해 준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런 영상이 실제로 검증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쥐들이 재미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쥐와 다른 설치류는 종종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고 상호작용하기를 즐긴다고 한다. 북미 등에 서식하는 산림 쥐는 병뚜껑, 열쇠, 보석과 같이 반짝거리는 물건을 자기들의 굴 안에 모아두는 습성이 있다.

쥐의 채집 행동을 연구하는 메건 잭슨 브리스틀 대학교 박사는 "이 쥐는 정리가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 않은 데다, 홀브룩이 매일 물건을 다시 전에 있던 자리에 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이 행동을 반복한다"며 "의미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이 쥐가 어떤 식으로든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