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지수 1.86% 올라…GS·현대·신세계건설 등 동반 상승
"자금경색 악화 가능성 낮아…충당금 설정에 실적 악화될 듯"
태영건설 워크아웃 협상 급물살에 건설株 '반색'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 제시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성사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건설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9일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30포인트(1.86%) 오른 71.34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오름폭으로는 지난해 11월15일(2.82%) 이후 근 2개월 만에 최대다.

GS건설(3.63%), 현대건설(2.24%), DL이앤씨(4.29%), 신세계건설(1.76%), 계룡건설(1.72%), 대우건설(1.71%), 진흥기업(1.65%) 등 건설업종지수 편입 종목 38개 가운데 26개 종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건설을 계열사로 둔 롯데지주도 1.41% 올라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태영건설은 7.67% 상승했으며, 태영건설 우선주는 가격제한폭(29.90%)까지 올랐다.

지난해 11~12월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도 건설주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우려 등으로 내림세를 지속했다.

건설업종지수는 작년 11월28일 고점(76.21) 대비 전날(70.04)까지 8.10% 내렸다.

이날 증시의 조정 분위기 속에서도 건설주들이 강세를 보인 건, 태영건설발 유동성 위기가 자칫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태영그룹은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자구안 이행 문제를 놓고 채권단, 금융당국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러다 워크아웃이 무산되고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가 고조되자, 태영그룹은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1천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며 물러섰다.

뒤이어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나서 기존에 제출한 자구안 이행으로 부족하다면 SBS와 지주사 TY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며 진전된 태도 변화를 보였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워크아웃 성사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 유동성 우려가 커져 한동안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지만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자금경색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초유의 자금경색을 겪으면서 건설사들이 2023년 한 해 동안 유동성 확보와 단기채의 장기채 전환에 주력해 왔다"며 "당시 정부의 보증 지원을 받지 못했던 작은 중견사들은 이미 회생, 폐업 등의 절차를 겪었고, 사실상 섹터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 중인 상황으로 그 여파가 태영건설급 규모의 회사까지 수면화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보수적인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해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