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자체 브랜드 키워 실적 턴어라운드 앞당길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 위축에 더해 주요 매출처인 해외 명품 브랜드 ‘셀린느’ 판권 계약까지 종료되면서 영업이익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급감했다.

작년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윌리엄 김 대표(사진)는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 라인업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올해 경영 키워드로 삼았다. ‘스튜디오톰보이’ 같은 자사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해외 브랜드 판매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인터 "자체 브랜드 키워 실적 턴어라운드 앞당길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 비중(2022년 기준)은 △수입 의류 36% △국내 의류 24% △화장품 23% △생활용품 17% 등이다. 수입 의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다른 패션업체보다 높은 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9618억원, 영업이익은 34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63.9% 줄었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54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작년 1월 전체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한 셀린느와 결별한 것이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사 패션 브랜드 육성을 위해 작년 9월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보브’ ‘지컷’ 등 자사 여성복 브랜드 영업권을 양도하고, ‘K패션 전문 법인’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가 제품 위주의 해외 패션 브랜드로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중저가 자체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여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앞당기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5년 안에 여성복 브랜드의 연매출 규모를 현재 3000억원 수준에서 5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지난해 스튜디오톰보이가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도 뷰티 브랜드 ‘스위스퍼펙션’ 등을 해외 e커머스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패션·뷰티 브랜드 라인업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에만 ‘꾸레주’ ‘메모파리’ 등 11개 해외 브랜드를 론칭했다. 올해도 최소 6개 이상의 브랜드를 새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라이선스를 획득해 자체 기획 및 생산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