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단순 실수'에 설계변경 등 최소 1년 이상 지연
광주 광산구 상습침수지역 빗물저장소 공사 차질 장기화
광주 광산구 상습 침수지역 수해 예방을 위해 빗물저장소를 설치하는 공사가 설계 오류와 감독 미비 탓에 기약 없이 멈췄다.

7일 광주시와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광산구 우산동 우수저류시설 설치 공사가 공정률 52%에서 지난해 7월 26일부터 중단됐다.

우수저류시설은 하수시설 배수 용량을 넘는 비가 올 경우 빗물을 임시 저장하는 재해 예방 시설이다.

우산동 시설은 9천660t 용량으로 설계됐는데, 광산구는 공사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 지난해 여름 작업을 중단하고 설계변경에 착수했다.

공사 현장이 기찻길과 맞닿아 있는데도 기존 설계는 대형 건설기계 배치 공간을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이로인해 철길 안전 확보를 위한 철도 당국과 재협의, 추가적인 계약심사 등이 필요해 공사가 중단됐고 설계변경도 계획 검토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광산구는 설계변경에 따른 준공 예상 시점을 올해 말로 수정했다.

우산동 우수저류시설 설치 공사는 애초 지난해 말 준공을 목표로 2021년 12월 시작됐다.

국비 73억원 시비·구비 각 36억5천만원 등 총 146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설계 변경과 일정 지연으로 사업비도 조정될 것으로 광산구는 내다봤다.

광주 광산구 상습침수지역 빗물저장소 공사 차질 장기화
작업 방식을 잘못 채택하면서 빚어진 설계오류에 대해 광산구는 사전 점검이나 초기 공정 단계에서 잡아낼 수 있었던 '단순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공사 감리단이나 총괄 기관인 광산구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광산구는 공사 완료 이후 총사업비 재산출 등을 거쳐 설계업체와 감리단에 각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도 광산구의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묻고자 최근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 지연에 따라 장마철 빈번한 침수 피해를 겪는 광산구 우산동 일대는 올여름도 다른 대비 방안이 필요하다.

공사 현장과 인접한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은 지난해 5월 5일 시간당 35㎜ 폭우에 역사 내부가 침수돼 열차가 1시간 10분가량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문제를 수습하겠다"며 "진행 상황도 숨김 없이 주민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